최원태 트레이드가 실패라고? 최원태는 실패. 하지만 트레이드는 1000% 우승의 '신의 한수'였다[LG 우승]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6경기에서 9승7패 평균자책점 4.30.
일반적인 선발 투수로서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그런데 이 투수는 트레이드 전 17경기서 6승4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는데 트레이드 이후엔 9경기서 3승3패 평균자책점 6.70을 기록했다. 트레이드 후의 기록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투수로 나와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 4실점을 기록해 팀을 위기에 빠뜨렸다. 4차전엔 15-3으로 크게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 동안 안타 없이 2볼넷을 주며 1실점 했다.
LG 트윈스가 우승을 위해 영입했던 '우승청부사' 최원태의 초라한 성적이다.
LG는 7월 29일 키움 히어로즈로부터 선발 투수 최원태를 받으면서 외야수 이주형과 투수 김동규, 그리고 2024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는 1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우승을 위해 국내 에이스를 데려오면서 유망주 3명을 내준 것.
당시 국내 선발이 약했던 LG였던 터라 최원태 영입은 우승을 위한 '신의 한수'라고 호평을 받았다.
지금은 평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최원태는 LG로 온 이후 기대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키움으로 간 이주형은 가자마자 잠재력이 폭발했다. 51경기서 타율 3할3푼(200타수 66안타) 6홈런 34타점을 기록하면서 이정후가 떠난 키움의 차세대 중심타자로 떠올랐다.
비교선상에 오르며 최원태는 '실패한' 영입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그런데 최원태 영입이 정말 실패한 것일까. 그를 데려온 것이 우승을 하는데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을까.
아니다. 최원태의 영입은 분명히 우승을 하는데 효과를 냈다. 비록 개인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선수단과 팬에게 불안감을 없애는 효과를 줬다. 정규리그 1위 싸움과 한국시리즈 내내 '최원태 효과'는 분명 존재했다.
최원태 트레이드가 단행됐을 당시. LG 선발진은 어려움에 처해있었다. 케이시 켈리와 아담 플럿코, 임찬규 이정용 이지강 등으로 5명의 선발 로테이션이 돌아가고 있었다. 이정용은 중간 계투로만 뛰다가 갑자기 선발로 변경해 투구수를 끌어올리는 중이었고, 이지강은 4이닝 정도만 잘 막아줘도 잘했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트레이드가 발표되기 전날인 7월 28일 순위를 보면 LG와 2위 SSG 랜더스와의 승차는 2.5게임에 불과했다. 선발진에 대한 불안함이 컸다.
7월 29일 최원태 영입이 발표된 다음날인 7월 30일 최원태가 LG 유니폼을 입고 나온 두산과의 첫 경기서 6이닝 2안타 무4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10대0의 완승을 거두면서 팀 분위기가 완전히 살아났다. 켈리-플럿코-최원태-임찬규의 확실한 4선발이 갖춰졌다는 안도감이 생겼다. 최원태의 등판 경기 승리로 4연승을 달린 LG는 이후 3연승을 더해 7연승을 달렸다. SSG와의 승차를 5.5게임으로 벌리며 압도적인 1위 레이스를 시작했다.
LG는 불안한 시기를 넘기면서 1위를 치고 올라갔고, 이후 KT가 새로운 2위로 LG를 위협했지만 가볍게 제치고 우승을 향했다. 최원태가 부진한 모습도 보였지만 이미 확실한 1위를 달리고 있었던 LG에게 최원태는 불안 요소가 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최원태 효과'는 분명했다.
LG가 시즌 막판 우승을 확정짓는 과정에서 '최대 악재'가 발생했다. 골반뼈 타박상으로 빠져있던 플럿코가 부상에 대한 우려로 피칭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 결국 플럿코는 끝까지 피칭을 거부하면서 시즌 아웃됐다. 정규리그는 큰 문제가 없었다. 사실상 우승이 확정되고 있었기 때문. 문제는 한국시리즈였다. 외국인 투수 1명이 빠지는 것은 선발 싸움에서 크게 밀릴 수밖에 없다. 선발 투수로 한국시리즈에서 던지려면 아무리 늦어도 한달 전에는 피칭을 시작해야 했지만 결국 플럿코는 시한을 넘겼고, 팀이 한국시리즈를 대비한 합숙 훈련을 하는 도중 구단과 합의를 해 미국으로 돌아갔다.
전반기에만 11승을 했던 사실상 에이스의 이탈. 당연히 팀이 흔들릴 수 있었고, 팬들의 걱정도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최원태 카드가 이런 우려를 잠재웠다. 염경엽 감독은 켈리-최원태-임찬규로 1∼3선발을 확정했다. 최원태를 플럿코 자리인 2선발에 배치했다. 정규리그에서 부진했던 최원태지만 많은 휴식을 하면 좋은 피칭을 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최원태는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뒤 10월 6일 일찌감치 켈리와 함께 1군에서 빠졌다. 몸을 추스리고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라는 뜻. 최원태의 한국시리즈 2차전 등판이 11월 8일이었으니 무려 한달이 넘는 준비기간이 주어졌다. 한달이면 충분히 좋은 피칭을 해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최원태가 없었다고 가정해보면, LG는 켈리-임찬규-이정용-김윤식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준비해야 했다. 분명히 선발 무게감에서 쿠에바스-벤자민-고영표-엄상백이 나오는 KT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팬들도, 선수들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최원태라는 이름이 들어감으로써 어느 정도 불안감을 떨치고 한국시리즈를 준비할 수 있었다. 최원태의 부진은 '벌떼 불펜'과 엄청난 타격으로 지울 수 있었다. 이 역시 불안감 없이 열심히 준비한 덕분이었다 할 수 있다.
야구는 '멘탈 게임'이라고 얘기한다. 아무리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 투수도 멘탈이 약하면 맞고, 아무리 좋은 타격폼을 가지고 있는 타자도 '멘탈'이 약하면 잘 치지 못한다. 최원태는 아쉽게도 실제로 기대한 피칭을 해주지는 못했지만 팀에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져오는 효과를 줬다. LG의 한국시리즈 우승 과정에 최원태가 직접적인 보탬이 된 것은 1%도 안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승 유발 효과'는 1000% 이상이었다. 정규리그 우승, 한국시리즈 4승1패를 하는데 최원태 영입은 그야말로 '신의 한수'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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