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야구단 출신 삼성 김동진, "내야수로서 공격보다 수비가 우선" [오!쎈 경산]
[OSEN=경산, 손찬익 기자] 독립 야구단 출신 김동진(삼성 내야수)은 올 시즌 44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2리(122타수 32안타) 8타점 14득점 3도루를 기록했다. 지난해 5경기 4타수 1안타에 그쳤으나 올해 들어 1군 무대에서 이름 석 자를 알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 7월 한 달간 타율 2할7푼3리(55타수 15안타) 7타점 6득점을 올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컸다. 김동진은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매년 이맘때쯤 되면 아쉬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 허리에 이어 허벅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게 두고두고 아쉽다는 게 그 이유다. 부상 탓에 9월 8일 두산전을 마지막으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운이 따르지 않은 것보다 제가 몸 관리를 제대로 못한 게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김동진은 "일단 안 아픈 게 가장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 제겐 가장 큰 목표다. 야구를 잘하든 못하든 일단 안 아파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보다 1군 경기 출장이 늘어나면서 몸 상태만 괜찮으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자신감은 확실히 있다. 올 시즌 1군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하루빨리 새 시즌이 개막했으면 좋겠다".
김동진의 활약은 퓨처스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그는 "퓨처스팀에서 뛸 때 동료들과 '1군에 가서 제대로 한 번 해보자'는 이야기를 자주 나눴다. 동료들이 열심히 응원해주니까 큰 힘이 됐다. 다들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주시니까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삼성 1군 타격 코치를 맡게 될 '국민 우익수' 이진영 국가대표팀 QC 코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삼성의 젊고 가능성 있는 좌타자들의 이름을 언급했다. 김동진도 이진영 코치가 주목하는 좌타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이에 김동진은 "제 이름을 기억해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데 인터뷰를 통해 제 이름을 언급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코치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올 겨울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팀내 좋은 코치님들이 많이 계시는데 어떻게 보면 제겐 큰 영광이자 행운이다. 코치님들께 많이 배우고 제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내야수로서 탄탄한 수비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진은 "공격도 중요하지만 내야수로서 수비가 우선이다. 누가 봐도 수비할 때 안정감이 느껴진다는 인상을 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지옥 훈련도 각오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9월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전체 31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은 내야수 황영묵은 독립리그 출신이다. 충훈고 졸업 후 2018년 중앙대에 진학했지만 1년 만에 중퇴한 뒤 독립리그로 향했다. 2019년 성남 블루팬더스 입단 후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왔고, 2021년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을 거쳐 지난해부터 2년간 연천 미라클에서 활약하며 프로 입단을 준비했다.
강한 어깨를 갖춘 유격수로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하는 우투좌타 황영묵은 컨택이 뛰어난 타자로 평가된다. 경기도 독립리그에서 4시즌 통산 200안타를 치며 타율 4할2푼5리(471타수 200안타)로 활약했다. 23경기 연속 안타를 때렸고 지난해 9월에는 사이클링히트도 기록했다.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으며 신인 드래프트에 나왔고, 4라운드에서 한화의 부름을 받았다.
김동진은 황영묵의 프로 구단 지명을 자신의 일처럼 반겼다. "소속 구단은 달랐지만 영묵이와 자주 연락하고 지낸다. 대학교 중퇴와 현역 복무 등 저와 비슷한 면이 많다. 영묵이는 독립리그에서 돋보이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한화 지명을 받게 되어 정말 기분 좋았다. 내년에 꼭 퓨처스가 아닌 1군에서 함께 뛰자고 약속했다". 김동진의 말이다.
그는 독립 야구단에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다고 했다. "주목을 받지 못해 아쉽지만 좋은 선수들이 많다. 독립 야구단에서 뛰는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는 걸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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