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15일 회담서 군사 대화창구 재개 합의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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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중국이 반발한 후 단절됐던 미국과 중국의 군사 소통이 15일(현지 시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양국) 군사 소통 복원에 진전이 있었는지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과 이 사안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가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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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양국) 군사 소통 복원에 진전이 있었는지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과 이 사안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가졌다”고 밝혔다. 14일 일본 교도통신 또한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정상이 군사 대화 창구를 일부 재개하는 것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국은 군사 소통이 복원되지 않으면 대만, 남중국해 등에서 우발적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올 6월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또한 이를 강하게 요청했지만 중국이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회담의 핵심 과제로 내세웠던 군사 대화 복원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양국 관계 또한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미국의 금수 조치를 어기고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했다는 이유로 2018년 미국의 제재를 받았던 리상푸(李尙福) 전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달 말 해임된 것 또한 군사소통 재개에 대한 낙관론을 높인다. 중국은 리 전 부장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지만 미국 또한 거부해 양국 긴장이 고조됐다.
美-中 군사소통 재개땐 美 대만해협 출격시 中과 정기 소통할 듯
“두 나라가 세계 경제를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할 것인가에 세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중국 관영지 글로벌타임스)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 예정인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회담이 최악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를 개선시킬 것이란 기대감이 양국 모두에서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측이 줄곧 요구했던 양국 군사 분야의 소통 재개 또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리상푸(李尙福) 전 중국 국방부장에 대한 미국의 제재 등을 이유로 군사 소통을 완강히 거부했다. 이런 태도 변화는 부동산발(發) 경기 둔화로 고민하는 중국과 중동 및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2개의 전쟁으로 고심하는 미국 모두 양국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군사소통 재개 청신호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군사 소통 재개에 합의하면 1998년 체결된 군사해사협의협정(MMCA)에 따라 미국과 중국은 대만 해협, 남중국해 등에서 함대나 전투기를 출격시킬 시 중국과 정기 소통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주요 군사 현안을 논의하는 방위정책조정협의 또한 복원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펠로시 전 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MMCA, 방위정책조정협의 등을 전면 중단했다.
양국 갈등의 또 다른 축인 리 전 부장이 지난달 말 갑자기 해임된 것 또한 소통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미국은 올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리 전 부장의 회담을 중국에 제안했다. 중국은 리 전 부장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고 미국이 거부하자 양국 장관의 회동 또한 무산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2021년 1월 이후 이제까지 두 정상은 총 6차례 만났다. 이 중 대면 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가 처음이었다. 7번째가 될 15일 회담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시 주석이 처음 미 본토를 방문하는 때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앞선 접촉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무게감을 지닌다.
시 주석이 2017년 이후 6년 만에 미 본토를 찾는 것,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의 군사 소통 재개 요구에 화답하는 모양새를 보였다는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고물가 등으로 고민에 빠진 미국과 경기 둔화가 심각한 중국 모두 양국 관계 진전이 절실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 중동 전쟁 해결책은 이견
다만 중동 전쟁, 대만 등에 대해서는 두 정상이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설리번 보좌관은 13일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동 긴장을 고조시키는 이란의 행동은 중국과 다른 책임 있는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음을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이 줄곧 하마스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점, 시리아와 이라크의 중동 미군 주둔이 최근 친(親)이란 무장세력에게 거듭 공격받고 있는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알시파 병원 등을 거듭 공습한 점을 거론하며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각하다”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대만에 대해서도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절대 포기할 수 없음을, 미국은 내년 1월 대만 대선에 중국이 개입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렇듯 두 개의 전쟁에 대한 주요국의 견해차가 커 11~17일 역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참가국이 공동 성명을 채택하는 일 역시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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