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맡겼더니 내 돈 날름”…횡령·위조 역대 최대라는 ‘이곳’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2023. 11. 1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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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이승환 기자]
거액의 횡령사고 등이 잇따르면서 증권사 내부통제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리스크 관리체계의 전면 재검토를 주문하고 나섰다. 올해 증권사 금융사고는 최근 연평균 발생 건수를 크게 웃돌며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1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감사·준법감시인·최고위기관리자(CRO) 간담회’에서 황선오 금감원 금융투자 부원장보는 “증권사의 금융사고 예방 및 보고체계를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9~2022년 증권사 금융사고는 연 평균 7.8건 발생했고 사고금액은 연 평균 143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미 14건이 발생해 사고 규모도 668억원에 달한다.

사고 유형은 횡령 외에도 사금융 알선, 사문서 위조, 고객자금 사적 편취 등 다양해졌다. 금감원은 ‘증권사 내부통제 실효성 제고’를 내년 주요 업무계획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증권사의 금융사고 미보고, 늑장 보고 사례를 전수 점검하고 있는 만큼 금융사고 발생시 즉시 보고하라고 증권업계에 주문했다.

금감원은 추후 위법행위를 방조·은폐하거나 내부통제 업무를 현저히 소홀히 한 경우 감사, 준법감시인, CRO에게도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의 IB(기업금융) 부문에서 직무 정보 이용, 횡령 등 불법행위가 여러 건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증권사는 부서 전체가 불법행위에 가담했음에도 그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황 부원장보는 “IB 부문은 내부통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불충분한 내부통제가 불법행위 개연성을 높이고 있어 IB 업무 전반에 대한 내부통제 수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밖에도 금감원은 올해 리테일 부문에서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리스크관리 중요성을 강조했다. 손실흡수능력을 충분히 확보해 유동성·건전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대비하고 신규 투자대상을 선정할 때 실사(DD)를 엄격하게 진행하도록 당부했다.

미수거래 등 리테일 고객에 대한 레버리지 영업 시 대규모 미수금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할 것도 요청했다.

앞서 지난달 키움증권은 주가가 폭등한 영풍제지 종목의 미수거래를 차단하지 않은 탓에 미수금 4943억원을 떠안았고 이중 반대매매로 610억원만 회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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