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수의 끝나지 않은 싸움 “가해자를 꼭 엄벌에 처해주세요”

이준희 2023. 11. 1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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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수는 선한 청년 그 자체였다.

유연수가 다시는 공을 찰 수 없게 만든 음주 운전 가해자는 지금도 일상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가해자는 사건 1년이 넘도록 유연수와 가족에게 단 한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았고, "차라리 감옥에 가고 만다"는 식의 뻔뻔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공판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유연수 역시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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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수는 선한 청년 그 자체였다. '좌절', '절망'이라고 표현하기에도 역부족인 현실에서도 유연수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저 혼자였으면 못 버텼을 거예요. 엄마, 아빠, 누나, 매형, 제주 동료, 직원분들, 팬분들의 응원이 정말 큰 힘이 됐고, 그 덕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 연락을 많이 받다 보니깐 내가 열심히 잘 살았구나 생각이 들었고, 그 응원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버텼던 것 같아요."

강한 정신력으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나가고 있는 유연수는 또 다른, 어쩌면 더 치열하고 간절한 싸움을 시작할 예정이다.

유연수가 다시는 공을 찰 수 없게 만든 음주 운전 가해자는 지금도 일상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해당 가해자는 '준강제추행 혐의'로도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가해자는 사건 1년이 넘도록 유연수와 가족에게 단 한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았고, "차라리 감옥에 가고 만다"는 식의 뻔뻔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첫 공판이 열린 가운데, 검찰은 이 음주 사건을 '일반 상해'로 판단해 기소했다. 검찰은 신경이 끊어져 평생 하반신을 쓸 수 없게 된 유연수의 상해 정도가 '일반 상해'라고 단순 판단한 것이다.


검찰의 공소장을 보면 "피해자 유연수에게 약 3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용추 5, 6번 간 척수손상 등의 상해를~"이라고 기재돼 있다.

사고 이후 유연수와 가족은 수술과 치료, 재활에만 온 신경을 쏟고 있어 재판을 준비할 여력이 없었다. 그사이 검찰 측은 제대로 된 사건 검토도 없이 이를 단순 '일반 상해' 판단해 기소했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후 단 한 번도 피해자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연수와 유연수 부모님은 검찰로부터 단 한 통의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기재한 대로, 32주간의 치료를 마쳐도 유연수는 걸을 수도 없고 다시는 축구공을 찰 수도 없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재판부가 검찰의 기소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달 열린 첫 공판에서 재판부는 검찰 측에 '중상해'로 공소장 내용 변경을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선 팀 동료이자 제주의 맏형 구자철이 발 벗고 나서 변호사 선임 등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연수의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법무법인 오션의 오군성 변호사는 "재판부는 자동차종합보험 가입 여부, 진지한 반성, 피해자와의 합의, 형사처벌 전력, 중상해 발생 여부 등을 고려하여 선고형을 정하게 됩니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은 진지한 반성이나 합의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는 유연수 선수의 상해 정도가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하였고, 재판부에서도 검찰에 중상해로 공소장 변경 검토를 요청함에 따라,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커 보이는 상황입니다. 또한, 최근 확인된 바에 따르면 피고인이 준강제추행 혐의까지 밝혀져 이 사건 재판에 병합됨에 따라 처벌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 상태입니다."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다음 공판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유연수 역시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 자신뿐 아니라 한 가족을 죽일 수 있는 행위에요. 절대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가해자가 꼭 심한 엄벌에 처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법이라는 게 저 같은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없으니…. 정말 아쉽고, 저라도 더욱더 강한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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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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