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욕하자 벌떼같이 공격"…中 수십만개 계정으로 SNS서 '작전'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중국이 세계 최대 온라인 허위 정보 작전을 실시해 친중 메시지를 퍼뜨리는 것은 물론 미국인들, 미국 정치인, 미국 기업을 괴롭히고 때로는 폭력으로 표적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미 지난 1월 그간 추적한 이들 작전을 구글이 공개하고, 메타가 지난 8월 중국 정부가 배후인 가짜뉴스 계정 7000여개를 적발하면서 일부 밝혀졌다. 하지만 미국 CNN 방송은 14일(현지시간) 법원 문서와 소셜 미디어 기업들이 제공한 정보들을 분석해 더 깊이 파헤쳤다.
친중 허위 정보 캠페인은 '스팸'(spam)과 '위장'(camouflage)의 합성어인 '스패무플라주'(Spamouflage) 또는 '드래곤브리지'(Dragonbridge)로 불린다. 이 캠페인은 주요 소셜미디어에 수십만개의 계정을 만들어 중국의 이익에 어긋나고 중국 공산당을 부정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 전 세계 온라인 대화를 가로채왔다.
민간 연구자들은 이 네트워크가 발견된 지 4년여 전부터 추적해 왔지만 최근 몇 달 동안 연방 검찰과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가 이 작전이 중국 경찰과 연관되어 있다는 결론을 공개적으로 내렸다.
그리고 메타는 지난 8월 2023년 2분기에만 이 그룹에 속한 거의 8000개의 계정 클러스터를 폐쇄했다고 발표했다. 유튜브를 소유한 구글도 최근 몇 년 동안 10만 개 이상의 관련 계정을 폐쇄했고 엑스(X)는 수십만 개의 중국 '국가 지원' 또는 '국가 연결' 계정을 차단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작전의 운영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중국 정부가 이 전술을 계속 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 미 법무부 역시 미국 내 반중 인사들을 표적 삼아 괴롭히고 허위정보를 퍼트리는 작전을 실행한 혐의로 30명이 넘는 중국 관리들을 기소했다. 기소장은 중국 공안부 직원 34명을 지명하고 그들의 사진을 공개했는데, 이들은 "912 특별 프로젝트 실무 그룹"으로 알려진 허위 정보 캠페인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캠페인의 글들은 중국을 옹호하고 미국을 비난하는 게시글을 같은 시점에 대량으로 쏟아내는 게 특징이었다. 메타가 8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그 시간은 중국인들의 근무시간과 일치했다. 보고서는 "베이징 시간 기준으로 오전 중반과 오후 이른 시간에 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점심과 저녁 시간에 휴식을 취한 후 저녁에 마지막으로 활동이 폭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캠페인은 피해자들의 정신이 피폐해지도록 공격했다. 반중적인 발언을 하거나 그런 회의를 개최하려 하는 사람은 자신들을 반역자, 개, 인종 차별자, 동성애 혐오자 등으로 부르는 모욕적인 게시물 폭탄을 트롤(고의로 인터넷 토론을 혼란시키는 사람)로부터 받았다. 2021년 1월 반공 줌 이벤트를 열려던 한 남성은 참가자들을 조롱하며 피해자 한명에겐 비참하게 죽을 것이라고 악담하는 트롤들이 몰려온 것을 목격했다.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은 스패무플라주의 배후가 중국이라는 주장에 대해 “중국은 항상 다른 나라의 주권을 존중한다. 미국의 비난에는 사실적 증거나 법적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온라인 허위정보 캠페인을 추적하는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의 전략에 변화의 조짐이 있다고 말했다. 과거 스패무플라주 네트워크는 주로 중국과 관련된 국내 문제에 중점을 두었지만 최근에는 인종차별 같은 미국 국내 문제나 기업의 사업 계획, 글로벌 이슈에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이버 범죄가 많아지면서 실제로 가해자를 감옥에 가두기가 매우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그리고 엄청난 양의 메시지로 대화를 압도하는 '홍수'(flooding) 작전으로 실제 중요한 포스팅은 못보게 하고 물을 흐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허위 정보 유포 캠페인이 점점 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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