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잃었다”...성남시의료원, 대학병원에 운영 위탁한다

김수언 기자 2023. 11. 1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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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성남시의료원 전경. /성남시의료원

경기 성남시가 시 공공의료기관인 성남시의료원을 대학병원에 위탁 운영하기로 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14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의료원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운영방식으로 시민 외면과 과도한 의료손실 등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5개월 동안 진행한 운영방식 개선방안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와 시민 및 전문가 의견 등을 검토해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의료원 운영방식 개선은 지난해 7월 신 시장이 취임한 이후 공약사업으로 추진됐다.

시는 올해 대학병원에 위탁하는 방안에 대한 시민 여론조사를 두 차례 실시했다. 지난 3월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61.9%가 찬성 의사를 밝혔고, 7월 시민 513명을 표본으로 대상으로 진행된 2차 조사에선 76.6%가 찬성했다.

신 시장은 “의료원은 개원하고 3년이 됐는데 연도별 하루 평균 수술 건수가 최소 2.2건에서 최대 5.7건에 그치고, 이마저도 급성 충수염(맹장염)이나 골절 같은 일반·경증질환 비율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동네 병의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2020년 7월 개원한 성남시의료원(509병상)은 지난 9월 기준 의사 정원 99명 중 55명만 근무해 결원율이 44.4%에 이른다. 평균 입원환자 수는 100여명에 불과해 병상 활용률은 20% 안팎에 그친다. 시 관계자는 “시 의료원이 지방의료원으로서 시민의 신뢰를 잃은 데다, 누적 손실로 인한 재정 부담이 늘고 있어 위탁운영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가 의료원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가족과 지인에게 의료원에서 진료받도록 ‘적극 권장’하겠다는 응답이 8%에 불과했고, 권장하지 않는 이유로는 81.9%가 ‘진료, 의술을 신뢰하지 못해서’라고 답했다.

시는 시 의료원 법인이 설립된 2016년 이후 올해까지 8년간 총 2197억원을 지원했다. 연평균 275억원 꼴이다. 그러나 2020년 465억원, 2021년 477억원, 2022년 547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올해는 역대 최대인 634억원의 손실이 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 추세라면 향후 5년간 1500억원이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는 게 시의 분석이다.

신 시장은 위탁운영에 따른 진료비 상승 우려에는 시장 직속 ‘비급여 수가 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진료비를 조정하겠다고 했다. 신 시장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착한 적자’는 시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내년 공공의료 사업비를 올해(3억6000만원)보다 102% 증액한 7억3000만원 규모로 편성했다”고 말했다.

시는 이달 중 보건복지부에 의료원 위탁 승인을 요청하고, 내년 초 시의회 동의와 수탁기관 공개모집 후 상반기 중으로 위·수탁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한편, 성남시의료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평소 자신의 “정치 출발지”라고 부를 만큼, 그의 정치 입문 계기가 된 곳이다. 이 대표는2003년 성남시 종합병원 2곳이 폐업하자, 성남시립병원설립운동 본부 대표를 맡는 등 병원 설립을 주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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