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렉스, 한국시리즈 MVP...25년이 더 걸릴 줄이야[박현진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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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전 봄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 MVP에게 선물하겠다"는 선언에 전년도 한국시리즈에서 분루를 삼켰던 LG 선수들의 눈빛이 후끈 달아올랐다.
공교롭게도 이번 시즌엔 전세계 프로야구가 '한풀이 시리즈'로 팬들의 눈물을 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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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현진기자] 25년 전 봄이었다. 야구가 비시즌으로 돌입하면서 겨우내 체육부에서 파견 근무하다 야구부로 복귀하자마자 출장 명령이 떨어졌다. LG 트윈스 담당 2진을 맡고 곧바로 짐을 꾸려 시범경기 취재를 위해 출장을 떠났다.
당시 LG는 프로야구 시즌에 돌입하기 직전 진주에 있는 연암공전(현 연암공과대학교)에서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한 뒤 구단주였던 고 구본무 회장의 생가인 진주시 대곡면 단목리 담산고택에서 한 시즌의 풍성한 수확을 기원하는 모임을 갖는 전통이 있었다. 어떤 이는 이를 ‘단목회’라고도 불렀고 어떤 이는 ‘단목행사’라고도 불렀다.
1998년에도 어김없이 LG 선수단은 담산고택에 모였다. 시범경기는 3월21일 개막했고 LG는 사직에서 치른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뒤 이튿날 대구로 이동해 9-4 승리를 거두고 기세 좋게 진주로 향했다. 다음 경기인 3월25일 전주 쌍방울전까지 이틀의 시간이 있었다.
3월23일. 제법 따스한 햇살 아래 선수들은 우승을 향한 결의를 다졌다. 고교를 졸업하고 갓 입단한 새내기 투수 김민기, 내야수 손지환이 선배들 앞에서 재롱을 떨었고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 가운데 하나였던 김재현이 멋들어진 노래솜씨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 노래가 ‘난 괜찮아’ 였는지, 아니면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였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키가 높은 여가수의 노래였던 것은 확실하다.
이윽고 분위기가 클라이막스에 도달할 즈음 대청마루에 올라선 구 회장이 조그마한 상자 하나를 선수들 앞에서 꺼내들었다. 지금까지 전설처럼 회자되는 바로 그 롤렉스 시계였다.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 MVP에게 선물하겠다”는 선언에 전년도 한국시리즈에서 분루를 삼켰던 LG 선수들의 눈빛이 후끈 달아올랐다. 해묵은 기억이지만 그 장면은 마치 여전히 며칠 전의 일인 양 기억에 새록새록하다.
공교롭게도 이번 시즌엔 전세계 프로야구가 ‘한풀이 시리즈’로 팬들의 눈물을 짜냈다. 월드시리즈에선 62년 만에 텍사스 레인저스가, 일본시리즈에선 38년 만에 한신 타이거즈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대만시리즈에서도 웨이치엔 드래건스가 24년만에 정상을 밟았다. 그리고 LG 트윈스가 ‘한풀이 시리즈’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그 간절한 열망이 이뤄지기까지 25년이 더 걸릴 줄은 정말 그때는 몰랐다. 그 날 그 자리를 지켰던 이들 중 상당수가 LG를 떠났다. 그해 대졸 신인이었던 외야수 이병규는 끝내 챔피언 반지를 끼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었다. 담산고택 현장을 취재했던 3년차 기자는 어느덧 편집국장을 지내고 사업본부장으로 일하고 있으니 세월이 그야말로 유수 같다. 옛 지면을 넘기며 아름다웠던 시절을 추억할 수 있어서 이 가을 정말 행복했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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