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트럭 폐차 시 인센티브...전기화물차 보조금, 성능별 차등 지급 강화
폐차 여부 따라 보조금 차등 지원도...경유차 폐차 전제 보조금 지급 LPG 차와 형평성 논란은 불가피
배터리 에너지밀도·자원순환성에 따른 보조금 차등 기준도 신설..."전기화물차 예산 정부안 확정 유력"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내년부터 경유 1톤 트럭 신규 등록이 금지되는 가운데, 정부가 경유 트럭 폐차를 유도하기 위해 차주들에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전기화물차 보조금 지원이 노후 경유차 폐차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인데, 액화석유가스(LPG) 트럭 등과의 형평성 논란이 다시금 불붙을 전망이다.
지난 2021년 11월 작성된 2022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전기화물차 구매 시 이전 보유 차량 폐차 비율이 지난 2020년 5.8%에서 2021년 8월 말 2.7%로 감소했다. 이와 관련 그동안 정부가 노후 경유차 폐차를 전제로 하지 않고 전기화물차에 보조금을 지원하다보니 온실가스 감축에 방해가 되는 노후 경유차의 폐차율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국회에 “2.7%라는 수치는 경유차 폐차 이행 대상이 될 수 없는 생애 최초 구매자까지 포함한 전체 전기화물차 구매자 중 경유차 폐차 이행 구매자 비중을 산정한 것으로 전기화물차의 경유차 대체 효과를 과소평가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해 ‘경유차 보유 구매자’ 대비 ‘경유차 폐차 이행 구매자’ 비중은 24.4%로 2020년 13.8%, 2021년 22.7%에 이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유차 폐차를 경제적으로 유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유차 폐차를 조건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생각하지는 않고 인센티브를 통해 폐차를 유도하려고 한다”며 “아직은 시장이 초기 단계라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하면 소비자들에게 너무 선택의 폭을 줄이게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경유차 폐차를 전제로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인센티브의 수준에 대해선 “(전기자동차 보급 사업 보조금 업무 처리) 지침을 마련할 때 소위 폐차를 유도할 수 있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고 판단을 하겠다”며 “지침 마련은 연말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공론화 등을 위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유차 폐차를 전제로 보조금을 지급해 온 LPG 트럭과 형평성 문제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환노위 여당 의원실 한 관계자는 “전기화물차 보급 확대가 대기오염물질 감축 효과로 곧바로 직결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전기화물차에 대해서도 LPG 화물차와 마찬가지로 경유차 폐차를 전제로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국회의 전기화물차 보조금 지급 시 경유차 폐차 의무화 규정 신설에 대해, 폐차 여부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원하는 것으로 지침을 바꾸겠다는 타협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환경부는 올 연말 지침 개정을 통해 저성능 차량 보조금 대폭 축소, 배터리 에너지밀도·자원순환성에 따른 보조금 차등 기준도 신설할 계획이다. 성능 등에 따른 보조금 차등 지원 기조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외산이든 국산이든 차별하지는 않지만, 정책 목표는 고성능 차량이 국내에 많이 보급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저가 저성능 차량에 보조금을 주는 것이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을 해 그것을 줄이는 등 성능에 따라 보조금 차등 기조를 더욱 강화시키려고 한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인 수치는 예산 확정 이후 지침 마련 시 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앞서의 국회 관계자는 “아직 내년도 예산안 등 의결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전기화물차 예산 정부안인 약 6600억 원이 그대로 확정되는 것이 유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회 환노위는 이날 환경부의 ‘2024년도 예산안 심사’를 거쳐 오는 15일 2024년도 예산안을 의결해 법안 상정에 나설 계획이다.
이연호 (dew901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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