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유전자 추적하는 생쥐… 韓, 10년 새 수입국에서 수출국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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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유전자변형마우스(GEM)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유전자변형마우스는 첨단 바이오 산업의 핵심 연구 인프라다.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을 시행하면서 한국은 GEM 수입국에서 수출국이 됐다.
GEM 수급이 어려웠던 한국 연구자들은 마우스 종합정보 포탈(MOP)로 필요한 GEM을 더 빠르게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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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사람과 유전자 99% 비슷해
“GEM, 질병 예방·신약 개발 미래 될 것”
사업 종료 후 모델동물 범위 확대 예정
한국이 유전자변형마우스(GEM)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유전자변형마우스는 첨단 바이오 산업의 핵심 연구 인프라다. 국내 연구진은 실험동물 인프라를 생쥐뿐 아니라 영장류와 초파리, 제브라피시 등 다양한 모델동물로 확대할 예정이다.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KMPC)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2023 성과전시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0년간의 주요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2013년 출범한 KMPC는 그동안 1700억원을 투자해 GEM 제작·공급, 마우스 표현형 분석 서비스 제공, 마우스 종합정보 포탈(MOP), 국제마우스표현형분석컨소시엄(IMPC) 가입 등을 수행했다.
쥐는 사람과 유전자가 99% 똑같고, 질병을 발현하는 유전자도 90% 정도 겹친다. GEM은 쥐의 유전자를 변형시켜 만든다. 유전자를 변형한 뒤에는 체내 변화와 질병 양상 등 ‘표현형’을 분석한다. GEM의 표현형을 분석해 질병 예방이나 신약개발 등 첨단 바이오산업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GEM 연구가 바이오 분야에서 필수적이지만, 모든 나라가 뛰어들 수 있는 건 아니다. GEM 제작부터 표현형 분석,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많은 연구 인력과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도 KMPC가 출범하기 전까진 실험에 필요한 GEM을 모두 수입했다. 2만여 개의 GEM 표현형 분석정보를 공유하는 IMPC에도 한국과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등 선진국 14개국만 포함됐다.
사업단장을 맡은 성제경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인위적으로 마우스 유전자를 변형시켜 변화를 확인하는 것은 사람 유전자의 기능을 확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IMPC에 대부분 선진국들이 가입된 건 기술력과 인력, 인프라가 필요한 마우스 연구를 그 국가들만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을 시행하면서 한국은 GEM 수입국에서 수출국이 됐다. 1년에 10종 미만으로만 GEM을 제작할 수 있었는데, 사업단이 활동한 10년간 총 500종의 GEM을 만들 정도로 역량이 높아졌다. 1년에 50종의 GEM을 만든 셈이다. GEM 수급이 어려웠던 한국 연구자들은 마우스 종합정보 포탈(MOP)로 필요한 GEM을 더 빠르게 찾는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당시에는 코로나에 감염되는 쥐를 만들었다. 쥐는 원래 코로나에 걸리지 않지만, 코로나 감염이 가능한 GEM을 만들어 예방법과 치료법에 필요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당시 코로나에 걸리는 GEM은 미국만 가지고 있었던 만큼 기술적 자립을 이뤄지지 않았다면 불가능할 일이다.
성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사업단에서 GEM 3800마리를 코로나에 감염시켰다”며 “감염병 대유행이 언제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그때그때 필요한 GEM을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EM 표현형 분석을 통해 비만과 당뇨 같은 다른 질병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기저질환 원인도 밝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은 이달 19일을 마지막으로 종료된다. 하지만 사업단은 그대로 남아 앞으로 구축될 ‘모델동물 클러스터’의 책임기관으로 지정됐다. 쥐뿐 아니라 영장류와 초파리, 선충, 제브라피시 등 유전자 분석에 활용되는 실험동물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성 교수는 “사업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법령에 따라 모델동물 중앙은행의 책임기관으로 인정받았다”며 “동물들의 표현형을 비교 분석해 새로운 치료법을 만들고 국내 바이오 연구자들을 지원하는 인프라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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