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승진…첫 행보로 전동화 역량 강조

원성열 기자 2023. 11. 1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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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가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전동화센터’ 개소식을 가졌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HD현대
HD현대 오너가 3세인 정기선 HD현대(회장 권오갑) 사장이 10일 사장단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21년 10월 사장에 오른 지 2년 1개월 만의 승진이다. 정 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정 부회장의 승진으로 HD현대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982년생인 정 부회장은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입사한 뒤 차례대로 경영지원실장, 부사장, 사장을 거쳐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회사 체질 개선과 위기 극복에 앞장

정기선 부회장은 세계 조선경기 불황으로 전사적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회사의 체질개선과 위기 극복에 앞장섰다. 또한 선박영업과 미래기술연구원에 근무하면서 회사 생존을 위한 일감 확보와 기술개발을 통한 미래 준비에도 힘을 쏟았다. 2016년에는 선박서비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HD현대글로벌서비스 출범에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후 정기선 부회장은 조선사업 외에도 정유, 건설기계, 전력기기 등 그룹 내 주요사업의 경쟁력 확보와 혁신을 이끌었으며, 동시에 수소, AI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도 집중해 왔다.

2021년에는 그룹의 수소 사업 비전인 ‘수소 드림 2030’을 통해 수소의 생산부터 운송, 저장, 활용까지 HD현대 전 계열사의 역량을 결집한 ‘수소밸류체인’ 구상을 공개했으며, 2022년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에 대한 투자계약, 세계 최고 빅데이터 기업인 미국 팔란티어와의 MOU 체결 등 새로운 사업 영역 확대에도 힘을 쏟았다.

정 부회장은 주요 해외 사업을 총괄하며, 경영자로서의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015년 사우디 국영회사 아람코와의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사업을 진두지휘하며 합작조선소 IMI 설립을 주도한 이후, 2021년에는 아람코와 수소 및 암모니아 관련 MOU 체결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직접 만나 양자 간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또한 올해 초 CES 2023에서는 바다에 대한 관점과 활용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기반으로 하는 ‘오션트랜스포메이션’을 그룹의 미래전략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내년 초에 열리는 CES 2024에서는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정 부회장은 새로운 조직문화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12월 5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 행사에서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업문화가 필요하며, 정말 일하고 싶은 회사, 직원들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HD현대는 자녀 유치원비 지원, 직장 어린이집 개원, 유연근무제 도입, 임직원 패밀리 카드, 사내 결혼식장 무료 지원 및 포토부스 제공,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 행사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해 가고 있다.

●첫 행보로 전동화 기술 강조

정 부회장은 승진 이후 첫 행보로 초격차 전동화 기술 확보를 강조했다.

HD현대는 13일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전동화센터 개소식을 개최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 개소식에서 “그룹의 새로운 50년을 이끌어나갈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동화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전동화 기술개발과 연구 인력확보로 HD현대의 전동화센터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전동화센터로 거듭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HD현대는 그룹 내 계열사 별로 운영하던 전동화 연구조직들을 전동화센터로 통합하고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내 직속센터로 신설했다. 전동화센터를 통해 무탄소 전기추진 선박·굴착기 개발 등 핵심사업의 차별화된 기술 우위를 확보해 나간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조선해양·건설기계 분야의 전동화 선행 기술 및 핵심부품 개발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해 핵심사업 전동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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