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과 부둥켜안은 박용택, 눈물 흘리며 뒤에서 몰래 지켜봤다[KS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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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날 것 같냐고요? 에이 아니에요. 그냥 부러워 죽겠는데요." 경기 시작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말했던 박용택은 결국 더그아웃 뒤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5차전을 앞두고도 박경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박용택은 "경수는 정말 입단하고 나서 한번도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었다. LG가 정말 오랜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는 군복무 중이었고. 그런 박경수가 KT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찡했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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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눈물이 날 것 같냐고요? 에이 아니에요. 그냥 부러워 죽겠는데요." 경기 시작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말했던 박용택은 결국 더그아웃 뒤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2023년 11월 13일 LG 트윈스가 29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날. LG의 '레전드' 선수 출신이자 영구결번 33번의 주인공인 박용택도 잠실야구장에 있었다. 현재 KBS의 해설위원직을 맡고 있지만, 이날 중계 방송은 다른 방송사가 맡았다. 타 영상 매체 녹화차 야구장을 찾은 박용택은 LG 가을야구의 상징인 유광 점퍼 차림이었다.
그는 만약 시리즈가 더 길어지면 14일 열릴 예정이던 6차전 생중계 해설을 맡을 예정이었다. 박용택은 "사실 염경엽 감독님께 6차전까지는 해주시라고 부탁드렸다"며 웃었다. 물론 LG가 더 빨리 우승을 확정지을 수록 좋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하지만 내심 LG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경기를, 자신이 마이크를 잡고 팬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욕심이 나기도 했다. 경기전 그는 "혹시 LG 우승하면 울 것이냐'는 타 취재진의 질문에 웃으며 "에이 무슨 눈물이 나겠나. 그냥 부러워 죽겠다. 그 생각밖에 안난다"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LG가 우승을 확정한 직후, 그는 끝내 눈물을 쏟았다.
우승이 확정된 이후 LG 선수들의 세리머니를 더그아웃 뒤에서 몰래 지켜봤다. 경기가 끝난 이후 그라운드에 내려온 구광모 LG 회장과 부둥켜안고 짧게 기쁨을 함께 나눴다.
주위에서는 "LG 레전드 아니냐. 나가서 같이 세리머니 하라"고 권했지만, 절대 앞으로 나서지 않았다. 그저 흐뭇하게 후배들의 환호를 지켜봤다.
담담함을 유지하던 박용택도 눈물을 참지 못한 순간이 있었다. 주장 오지환이 우승이 결정된 후에 상대팀으로 맞서 싸운 KT 박경수, 박병호에게 다가가 한번씩 포옹을 했다. 그 장면을 보고 박용택의 눈에도 눈물이 차올랐다. 박용택은 "지환이가 경기 끝나고 경수, 병호랑 한번씩 안는 것을 보니까 눈물이 나더라. 암흑기를 거쳤던 선수들이니까"라며 감정이 끌어올랐다.
박경수, 박병호는 과거 LG에서 대형 유망주로 박용택과도 한솥밥을 먹었던 후배들이다. 이른바 LG의 암흑기 시절을 함께 했던 선수들이기도 하다. 그러다 박병호, 박경수는 차례로 LG를 떠나 다른 팀에서 리그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 박병호는 아직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박경수는 2년전 KT의 통합 우승 주역이었다. 그때, 박경수도 LG를 떠올렸고 이번 우승 때는 LG 선수들이 박경수를 기억했다.
5차전을 앞두고도 박경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박용택은 "경수는 정말 입단하고 나서 한번도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었다. LG가 정말 오랜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는 군복무 중이었고. 그런 박경수가 KT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찡했었다"고 돌아봤다.
그런 맥락에서 LG의 중심, 주장으로 폭풍 성장해 선배들과 먼저 포옹하러 간 오지환을 칭찬했다.
박용택은 "오지환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정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다. 예전에는 '욕받이'였던 선수가 아닌가. 하지만 이제는 LG팬들의 마음 속에 김용수, 이병규, 박용택도 아니고 오지환이 첫번째로 생각나는 선수가 될 것이다. 어려운 시간을 참아내고 성장해서 정말 대견하다"며 한국시리즈 MVP 오지환을 향한 찬사의 박수를 보냈다.
LG 구단 영구결번 선수라는 영광을 안고 은퇴했지만, 그는 평생의 소원인 우승을 끝내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지금 LG 후배들이 더 부럽고, 대견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그리고 'LG 왕조'를 기원했다. 박용택은 "LG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우승권에 있는 팀이다. 암흑기를 거치면서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프런트가 정말 많이 노력해서 준비했다. 열심히 준비를 잘한 것이 성과가 난 것 같다. 이제는 올해처럼 감동적인 우승은 없을 수도 있다. 심심한 우승도 할 수 있는 팀이 됐다"며 미소지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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