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KBS 사장 “불공정 편파보도 사과… 공정·신뢰 회복할 것” [종합]

최희재 2023. 11. 1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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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하루 만에 대국민 기자회견
“검언유착·김만배 등 과오 되풀이 안할 것”
“수신료 분리징수로 경영 악화, 올해 800억 적자 예상”
“임원 임금 30% 삭감…구조조정·명예퇴직 적극 검토”
박민 KBS 사장(사진=KBS)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핵심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해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것에 유감을 표하며 국민 여러분께 정중히 사과드린다. 공정성과 신뢰도 확보를 경영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

박민 KBS 사장이 취임 하루 만인 14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아트홀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으로써 불공정 편파 보도가 이뤄진 점에 대해 사과했다. 이 자리에는 이춘호 전략기획실장, 김동윤 편성본부장, 장한식 보도본부장, 임세형 제작1본부장, 조봉호 경영본부장도 함께했다.

박 사장은 “KBS가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떼며 KBS 보도의 대표 과오로 윤지오, 검언유착, 생태탕, 김만배 사건 등 네 가지 키워드를 꼽았다.

KBS 경영진(사진=KBS)
박 사장은 “대표 프로그램인 KBS 9시 뉴스는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보고로 하루 만에 사과했고, 사법당국의 수사로 관련 기자가 기소된 사태에 이르렀다. 고(故) 장자연 씨 사망과 관련해서는 후원금 사기 혐의를 받아 해외로 도피한 윤지오 씨를 출연시켜 허위 주장을 펼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 4월 재보궐 지방선거 직전에 이른바 오세훈 시장 생태탕 의혹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생태탕 보도는 단시간에 진실 규명이 어려운 내용을 선거 직전에 집중 검토함으로써 선거판에 영향을 끼쳤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2022년 대통령 선거 직전에 결국 조작된 내용으로 드러난 김만배의 녹취를 보도했다.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김만배 보도와 관련해 어제 KBS에 과징금 3000만원의 중징계를 내렸다”고 사례를 전했다.

박 사장은 위와 같은 오보, 불공정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 사장은 “지난 몇 년간 공정성 논란이 거듭됐지만 형식적인 사과나 징계에 그쳤을 뿐 과오가 되풀이됐다는 점”이라며 “저는 앞으로 이런 사례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더불어 “무분별한 속보 경쟁을 하지 않겠다”면서 익명 보도 자제, 팩트체크 활성화 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민 KBS 사장(사진=KBS)
‘뉴스9’, ‘뉴스광장’ 등 대대적인 앵커 교체에 대해선 “사장으로서 특정 프로그램의 개폐나 방향을 직접적으로 언급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부 프로그램이 공정성 부분과 관련해 많은 지적을 받았고 그 결과 위기를 맞게 됐다”면서 “본부장 인사를 한 후에 보도·제작·편성본부에 방송 중인 프로그램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서 정체성을 상실했거나 문제가 되는 프로그램을 점검해서 대책을 협의해 추진하라고 지시한 바가 있다”고 말했다.

‘방만 경영’이라는 비판에 대해선 명예퇴직, 구조조정 등 강도 높은 인사 개혁을 통해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 사장은 “KBS는 국민으로부터 지난해 무려 7000억 원의 수신료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경영으로 지난해 1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냈고 올해는 약 8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수신료 분리징수를 하게 됨에 따라 과거 IMF나 금융위기보다 더한 비상 상황을 맞게 됐다”며 특단의 경영 혁신을 예고했다.

KBS 경영진(사진=KBS)
박 사장은 “나와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임금 30%를 삭감하겠다”며 “명예퇴직을 확대 실시해서 역삼각형의 비효율적인 인력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력 운용의 효율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구조조정도 적극 검토, 인사 승진 제도를 전면 쇄신하겠다”며 “능력과 성과에 관계없이 누구나 상위 직급으로 올라가는 일은 KBS에서 없을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박 사장은 1992년 문화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과 정치부장, 편집국장 등을 거쳤으며, 법조언론인클럽 회장 및 관훈클럽 총무 등을 역임했다. 박 사장의 임기는 김의철 전 KBS 사장의 잔여 임기인 2024년 12월 9일까지다.

최희재 (jupi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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