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음주사고에 날아간 꿈’ 유연수, “포기하지 않고, 좌절하지 않을게요!”

정지훈 기자 2023. 11. 1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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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지훈(서귀포)]


1998년생의 전도유망한 축구 선수가 음주운전 교통사고 피해로 인해 너무 이른 나이에 은퇴를 했다. 그러나 유연수는 긍정적인 미래를 바라보며 좌절하지도, 포기하지도 않겠다고 했다.


너무나도 이른 나이에 현역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바로 제주의 골키퍼 유연수다. 2020년 제주에 입단한 유연수는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던 골키퍼였고, 2022년까지 총 8경기를 소화했다. 그러다 2022년 10월 18일 팀 동료 김동준, 임준섭과 윤재현 트레이너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음주운전을 한 상대 차량에 의해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인 윤재현 트레이너를 포함한 동승자들은 당시 사고에서 타박상 정도의 가벼운 부상만 입었지만 유연수는 크게 다쳐 응급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결국 사고 후유증으로 하반신 마비 증상을 보였고, 간병인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였다. 희망을 품고 재활에 전념하던 유연수는 결국 눈물을 머금고 은퇴를 결심했다.


특별한 은퇴식이 열렸다. 제주는 유연수의 등번호인 31번에 맞춰 전반 31분 박수 응원을 진행했고, 하프타임에는 은퇴식을 열었다. 유연수는 휠체어를 타고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고, “제주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에 제주 팬들은 뜨거운 함성과 박수를 보냈고, 유연수는 천천히 그라운드를 돌며 인사를 했다.


서울 원정 팬들도 박수를 보냈다. 유연수가 휠체어를 타고 서울 팬들이 있는 남쪽 스탠드까지 가자, 서울 팬들은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마지막에는 제주 선수들이 모두 모여 박수를 보냈고, 그라운드를 떠나는 유연수를 위로했다.


경기 후 제주의 정조국 감독 대행은 “그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음이 무겁고, 가슴이 아프다. 연수한테 해주고 싶은 말은 제주 유나이티드는 연수와 함께 한다고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워낙 착하고, 성실한 친구이기 때문에 이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의 응원이 필요하다”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제주 구단, 코칭스태프, 선수단 그리고 팬들까지 많은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지만, 정작 사건의 가해자는 여전히 그 어떤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처벌도 받지 않았다. 제주 구단 관계자는 “처음에 기소가 잘못됐기 때문에 현재 재기소를 한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가해자가 아직 처벌을 받지 않았고, 여전히 사과 한 마디가 없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한 선수의 생명이 너무 일찍 끝났는데 정작 가해자는 사과를 하지 않고 있고, 가족들이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1998년생의 젊은 축구 선수의 커리어가 음주 운전 교통사고로 인해 너무 일찍 마감됐다. 그러나 유연수는 “좌절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며 새로운 삶을 살겠다”며 희망을 이야기했다.


[제주 유나이티드 31번 유연수 인터뷰]


-은퇴 선언을 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경기장에 와서 동료들과 이야기 하니까 실감이 난다. 아쉽다. 더 뛰고 싶은 생각도 든다. 처음에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 제 몸 상태를 제가 알고 있었다. 빨리 결단을 내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고, 구단에서 은퇴식까지 열어주신다고 해서 결정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K리그1 데뷔전이었던 포항과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 무실점으로 승리를 했는데, 당시 제주가 승리가 없었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클럽 하우스를 방문해 선수단과 만났는데, 어떤 이야기를 했는가?


선수들이 다들 힘내라고 응원을 해줬다. 충분히 좋아질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탁구 등 장애인 스포츠 종목에 도전할 계획인가?


병원에 탁구대가 있어서 시작했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치기 시작했는데, 재미있어서 계속 치고 있다. 장애인 스포츠 종목이 있기 때문에 도전을 생각하고 있다. 대회가 있었는데, 운이 좋아서 1등과 함께 상도 받았다. 축구 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도움이 됐던 것 같다.


-팬들의 응원 메시지


교통사고가 나고 나서 제주 팬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받았고, 빨리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응원도 받았다. 제주 서포터석에 항상 저의 플래카드가 있다. 중계 카메라에 항상 잡히는데, 정말 감사하다.


-힘든 재활 과정


의사 선생님 말로는 평생 재활을 해야 된다고 하신다. 계속 재활을 해야 한다. 포기하지 않고, 좌절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저도 많이 힘들었다. 못 걷는다는 이야기와 축구를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힘들었다. 하지만 저 혼자가 아니다. 포기하면 저만 손해라고 생각했다. 축구가 아니더라도 다른 길이 열려 있다고 생각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길이 열릴 것이라 생각했고,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세상이 좋아지고 있다. 저 역시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제주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정말 감사하다. 저라는 선수를 응원해주셔 감사하다. 제주에 자주 와서 팬들을 만나고 싶다. 구단,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 잘 챙겨주셔서 감사하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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