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교도소 고사장…'만델라 학교'의 도전
[EBS 뉴스12]
올해 수능시험에는 조금 특별한 고사장이 처음으로 생겼습니다.
과거를 반성하면서, 사회 복귀를 준비하는, 소년 수형수들을 위해, 교도소 안에 시험장이 마련된 건데요.
만델라 소년 학교의 도전, 배아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파란 죄수복을 입고, 가슴엔 수용번호를 단 학생들.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국어 수업을 들으며 열심히 필기를 받아적습니다.
모든 창문들이 창살로 막혀 있는 이곳은, 지난 3월 서울 남부교도소 안에서 문을 연 교육시설, 만델라 소년학교의 수능반 교실입니다.
만 17세 이하 소년수 37명이 교육을 받고 있는데, 지난 8월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27명 가운데 10명이 올해 수능시험에 도전합니다.
교도소 안에 수능 고사장이 마련된 건, 사상 처음입니다.
교도소 가장 안쪽에 마련된 공간입니다.
시험 당일 수능 고사장으로 활용될 예정인데요, 이곳에서는 인근 구치소에서 온 수용자 2명을 포함해 총 12명이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사회에 있었다면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의 학생들.
지금은 각기 다른 사연으로 수감 생활을 하고 있지만,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각오로 공부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진 나이 구분 없이, 김천소년교도소에서 직업훈련을 중심으로 받아야 했지만,
올해 3월에 만델라 소년학교가 문을 열면서 만 14세에서 17세 소년수들이 분리되어, 학업을 이어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인성교육 시간엔 반성과 참회의 글을 빼곡히 적으며,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인터뷰: 김병곤 / 만델라 소년학교 교사(교도관)
"소년수들이 사회에 나가서 이제 건전하게 사회의 일원으로 되게 하는 게 저희가 가장 큰 목표입니다. 성교육을 외부 선생님들을 통해서 배우는 경우도 있고, 이제 스포츠를 통한 준법 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만델라 소년학교의 검정고시 합격률은 93.5%.
전체 수용기관의 합격률인 72.9%를 한참 웃돕니다.
정교사 자격을 가진 교정공무원와 인근 학교 대학생을 교과 수업 교사로 초빙해, 소년수들의 사회 적응을 돕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민선 / 만델라 소년학교 강사(연세대 2학년)
"긍정적인 시선만으로 바라볼 수 없다는 것도 충분히 압니다. 하지만 저희는 또 저희 나름대로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고 이 친구들이 다시 사회에 나갔을 때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 다른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언젠가는 다시 우리 사회로 돌아와야 할 아이들.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땀흘려 노력하는 법을 배우며, 건강한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BS뉴스, 배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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