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안보 위협에 공동 대응" 韓-유엔사 사상 첫 국방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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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등 유엔사 회원국 17개국 대표단이 14일 국방부 연병장에서 의장행사를 마치고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방부

우리나라와 유엔군사령부(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들이 70년 만에 처음 국방장관 회담을 열고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적대행위나 무력공격이 재개될 경우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반도에 주둔 중인 유엔사 차원에서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공동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14일 국방부청사에서 우리나라의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함께 유엔사 회원국 17개국 국방장관 및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 회의에서 참가자들은 "유엔사 회원국들은 유엔의 원칙에 반해 한반도에서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적대행위나 무력공격이 재개될 경우 공동으로 대응할 것임을 선언했다"는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이번 회의는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아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 및 대표들이 함께하는 최초의 회의다. 한반도 전쟁 억제와 평화유지를 위한 유엔사의 역할과 한국-유엔사회원국들의 다양한 협력방안이 논의됐다. 신원식 장관은 이번 회의 환영사에서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으로서 이 자리에서 북한에 엄중히 경고한다"며 "6·25전쟁 때와 달리 이제 북한은 유엔회원국이 됐다. 북한이 또다시 불법 남침을 한다면 이는 유엔회원국이 유엔사를 공격하는 자기모순"이라며 대북 경고 메시지를 냈다.

'유엔사 외연 확대'에도 초점을 맞췄다. 신 장관은 "대한민국은 앞으로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 회의를 회원국들간의 협력과 연대를 강화하는 국제회의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국의 참여를 통해 유엔사의 외연도 더욱 확대하겠다"고 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14일 국방부 청사에서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아 유엔사 회원국 17개국 국방장관 및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사진은 신원식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등 유엔사 회원국 17개국 대표단이 14일 국방부 연병장에서 의장행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방부

공동성명에서 이번 회의 참가자들은 현재의 안보 위협과 관련 "다수의 유엔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강력히 규탄했다"며 "참석자들은 북한은 모든 불법행위를 중단해야 하며, 북한과 관련된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철저히 이행하는데 있어 국제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했다.

이번 회의는 윤석열 대통령의 축전 낭독과 신원식 장관 환영사,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장관의 기조연설, 허태근 국방정책실장, 폴 러캐머라 유엔군사령관과 앤드류 해리슨 부사령관의 의제발표, 각 회원국별 발언 및 공동성명 채택 순으로 진행됐다. 우리나라와 함께 17개 유엔사 회원국인 호주, 벨기에, 캐나다, 콜롬비아, 덴마크,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필리핀, 남아공, 태국, 튀르키예, 영국, 미국 국방장관 및 대표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한반도 전쟁 억제와 평화유지를 위한 유엔사 역할과 한·유엔사회원국들 간 협력과 연대 강화 방안에 대해 우리 국방부와 유엔사에서 각각 발표하고 의견을 교환했다. 허태근 국방정책실장은 '한국-유엔사 협력방향' 이라는 제목으로 유엔사와 협력방향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제시했다. 폴 러캐머라 유엔군사령관은 '유엔사의 기여 및 미래비전', 앤드류 해리슨 부사령은 '유엔사 임무수행 및 회원국 협력방안'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번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반도 전쟁 억제와 평화 유지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유엔사 및 유엔사 회원국들과의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