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 “재판 이용해 다른 사건 수사하냐”…검찰과 신경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대장동 의혹 재판에서 "검찰이 공판장을 수사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오늘(14일) 뇌물·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6번째 공판을 열었습니다.

이 대표의 변호인은 지난 7일 재판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 대한 검찰의 증인신문 과정에서 공소사실과 무관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고 지적하며, 조서에서 삭제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이 대표의 경기 지사 시절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를 맡았던 이태형 변호사와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관한 내용입니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최 전 수석이 검찰 출신인 이 변호사를 소개해줬고, 이후 이 대표가 "돈이 없다"며 고민하자 최 전 수석이 "비용은 걱정하지 말라"고 해 이 변호사가 변호인단에 합류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를 두고 변호인은 "검찰이 재판을 이용해 다른 사건을 수사하듯 하면서 공판중심주의를 위반하고 있다"며 "공판장을 수사 장소로 활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재판에서도 공소사실이 아닌 내용을 남욱이 물어봐서 정민용이 답한 것으로 수사가 개시됐다"면서 "수사의 단서로 삼기로 하고 (검찰에 협력하는 남욱이) 물었던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검찰은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반발했습니다.

검찰은 "지난 증인신문 내용은 정진상의 유동규에 대한 증거인멸 교사와 관련된 것"이라며 "주변 인물들의 증거인멸과 허위 진술 교사, 도피 정황을 설명하기 위한 질문이라 삭제될 필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신경전이 계속되자 재판부가 나서서 "상대방이 모욕감을 느끼는 표현은 자제 바란다"고 제지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도 유 전 본부장의 증인신문이 예정됐으나, 재판 직전 건강 문제로 불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재판이 공전했습니다.

이 대표의 변호인은 "(유 전 본부장은) 지난주 토요일에 라이브 방송도 했다"면서 "진단서가 제출된 게 아니라면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고 요청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이 앞으로 10번 이상 증인으로 나와야 하는 만큼 오늘은 부과하지 않고, 추후 불출석이 반복되면 검토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당시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사업 정보를 제공하고 특혜를 줘 이익 7,886억 원을 얻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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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민 기자 (jsm@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