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범죄 혐의 내용 발견 못 해”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조사 종결

서울 서초구 서이초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뉴스1

스스로 생을 마감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A(24)씨 사건에서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해 수사를 마무리 짓기로 했다.

송원영 서울 서초경찰서장은 14일 브리핑에서 “고인의 동료 교사와 친구, 학부모 등에 대한 조사 등 지금까지 확보한 자료에서 범죄 혐의점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날 사건을 입건 전 조사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찰 조사 내용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심리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고인은 지난해 부임 이후 학교 관련 스트레스를 겪어오다가 올해 반 아이들 지도, 학부모 등 학교 업무 관련 문제와 개인 신상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국과수로부터 고인이 “학급 아이들 지도 문제와 아이들 간 발생한 사건, 학부모 중재, 나이스 등 학교 업무 관련 스트레스와 개인 신상 문제로 심리적 취약성이 극대화돼 극단 선택에 이른 것으로 사료된다”는 내용의 심리 부검 결과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송 서장은 “일부에서 사망 동기로 제기된 학부모의 지속적 괴롭힘이나 폭언·폭행, 협박 등과 같은 행위가 있었는지 자세히 조사했으나 관련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서이초 1학년 담임 교사로 근무하던 지난 7월 18일 오전 10시 50분쯤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이후 A씨가 학부모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학생이 다른 학생 이마를 그은 이른바 ‘연필 사건’ 이후 학부모들이 A씨 개인 전화번호로 여러 차례 연락하는 등 괴롭혔다는 의혹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고인과 학부모들 간 하이톡(업무용 메신저)과 문자 메시지 대화 내용, 업무용 PC와 노트, 일기장 등을 분석하고 학부모들로부터 제출받은 휴대전화 포렌식 내용, (연필 사건)학부모 중재 시 참석했던 교사와 친구 등을 폭넓게 조사했으나 폭언 등의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학부모가 A씨 개인 전화번호로 계속해서 연락했다는 의혹에 대해 “학부모들이 A씨 개인 번호로 전화를 건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학부모가 고인에게 일반 전화로 건 것을 고인이 개인 전화로 착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A씨의 아이폰은 비밀번호를 풀지 못해 포렌식을 진행하지 못했다. 경찰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은 휴대전화와 연동된 아이패드에서 확인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 발생 이후 서초경찰서장을 팀장으로 20명 규모의 TF를 꾸렸다. 이후 고인의 유족과 동료 교사, 친구, 학부모 등 총 68명을 조사했다. 법의학자와 의사, 변호사 등 외부 위원이 참여한 ‘변사사건 심의위원회’도 개최했다.

아울러 ‘연필 사건’ 학부모가 네티즌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에서는 총 40건을 확인해 13명의 신원을 특정했다. 이 가운데 다른 경찰서 관내 주소지를 둔 10명은 사건을 이첩하고 인적 사항이 불특정 된 25건은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A씨 유족은 고인이 학교 업무로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지난 8월 교육청에 순직을 인정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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