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의료원' 대학병원 위탁운영 공식화
성남시가 성남시의료원을 대학병원에 위탁해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신상진 시장은 14일 오후 1시30분 시청 한누리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원의 대학병원 위탁운영 방침을 밝혔다.
신 시장은 “현재 의료원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운영 방식으로, 시민 외면과 과도한 의료손실 등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5개월 넘게 진행한 ‘성남시의료원 운영방식 개선방안 등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와 시민 및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 검토해 이처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원은 개원 이후 3년이 지났는데도 연도별 하루평균 수술건수는 최소 2.2건에서 최대 5.7건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이마저도 급성 충수염이나 골절 같은 일반 및 경증질환 비율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동네 병·의원 수준에 머물고 있고, 병상 활용률도 20%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남시는 ‘성남시의료원 운영방식 개선’을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추진해 왔고, 대학병원 위탁운영에 대한 두 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3월 시민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61.9%가, 7월 시민 5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타당성 조사 용역 설문조사에선 76.6%가 대학병원 위탁운영을 찬성했다.
특히 이번에 나온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의료원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가족과 지인에게 의료원에서 진료받도록 ‘적극 권장’하겠다는 응답이 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권장하지 않는 이유’의 81.9%가 ‘진료과 의술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답변도 나왔다.
시의 재정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시는 지난 2016년 법인 설립 이후 8년간 연평균 275억원의 출연금을 의료원에 지원했다. 그럼에도 지난 2020년 465억원, 지난 2021년 477억원, 지난해 547억원 등의 의료손실이 발생한 데 이어 올해는 634억원의 의료손실과 35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내년에는 544억원의 의료손실을 가져오며, 향후 5년간 최소 1천500억원의 시 재정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신 시장은 “위탁운영을 통해 필수 및 중증 진료, 미충족 의료뿐만 아니라 회복기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선도적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위탁운영과 함께 시장 직속 비급여수가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진료비 상승을 조정하고 공공의료사업 확대로 시민이 믿고 찾는 병원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시의 위탁결정을 반대하는 집회도 열렸다. 성남시의료원위탁운영반대·운영정상화 시민공동대책위는 시청 앞에서 “시민과의 공론화도 없이 졸속으로 추진한 타당성 조사보고회를 취소해야 한다”며 “의료원을 정상화라는 일은 외면하고 민간 위탁에만 혈안된 비정상적인 모습”이라고 규탄했다.
신 시장은 위탁운영 반대단체에 대해 “의료원 건립과정에서 보여 준 열정과 애정에 찬사를 보낸다”면서 “이제는 더 이상 시민을 볼모로 한 시정 발목 잡기를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성남시는 11월 중 보건복지부에 의료원 위탁 승인을 요청하고, 내년 초 시의회 위탁 동의와 수탁기관 공개모집 후 상반기 중으로 유수의 대학병원과 위·수탁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명관 기자 mk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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