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두면 안 되겠다”…휴가 나온 김일병, 강남서 몰카범 잡았다

불법 촬영 의심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모습.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휴가를 나온 육군 일병이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여성들을 불법 촬영하던 남성을 붙잡은 사연이 전해졌다.

13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현역 군인의 용감한 모습을 제보하려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지난 9일 강남역 인근 한 매장에서 군인 한 명이 휴대전화로 여성들을 불법 촬영하는 남성을 목격했다.

A씨는 “2층에서 가게를 둘러보던 중 어떤 군인이 쭈뼛쭈뼛한 모습으로 계단을 올라왔다”며 “그러더니 제 옆을 지나가는 남성을 붙잡더니 핸드폰을 볼 수 있냐고 물어봤다”고 했다. 이어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지나가려는데 군인이 다른 여성에게 ‘이 사람이 몰카를 찍은 것 같다. 신고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후 출동한 경찰의 확인 결과, 군인이 붙잡은 남성은 강남역에서 많은 시민들을 불법촬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사건이 해결되고 군인에게 ‘어떻게 잡았느냐’고 물어보니 ‘계단을 오를 때 휴대전화 카메라가 켜져 있길래 그냥 두면 안 되겠다 싶어서 잡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군인은 생일을 맞이해 휴가를 나온 육군 제25보병사단 소속 일병이었다.

A씨는 “(해당 군인은) 긴가민가한 상황에서 용기를 내 몰카범을 붙잡고 경찰에 신고했다. 휴가 나와서 바쁜 마음에도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고 진술까지 하고 가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고 했다. 이어 “멋진 마음으로 용기를 내 몰카범을 잡고 많은 피해자를 도와준 용감한 김 일병을 칭찬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부대에서 포상 휴가를 줘야 한다”,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한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휴가 중에도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육군은 14일 조선닷컴에 휴가 중에도 국민을 보호하는 임무를 완수한 해당 일병에게 사단장 표창 등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