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고객 통장에 손 댄 농협 직원...알고 보니 '빙산의 일각'
경기 여주시 한 지역 농협에 근무하던 40대 직원 A 씨.
고수익 상품에 가입시켜주겠다며 오랜 고객에게 신분증을 요구했습니다.
한 달 뒤 만기를 앞둔 고객은 A 씨를 믿고 신분증을 맡겼다가 그만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고객 통장과 도장을 이용해 고객 예금 1억여 원을 본인 지인 명의 통장으로 빼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 씨는 고객 항의로 문제가 알려지자 "남편 사업이 어려워 1억 원만 갖다 쓰려고 했다"며 다시 돈을 고객 통장에 돌려줬습니다.
그런데 내부 감사가 진행되면서 더 큰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A 씨 어머니와 지인 명의 차명계좌로 지역농협 돈을 무려 5년 가까이 몰래 빼돌린 사실이 추가로 드러난 겁니다.
지역농협과 오랫동안 거래해온 쌀 포장재 생산 업체 등 거래처에 물품 대금 명목으로 돈을 보낸 다음, 일부 금액을 차명계좌로 돌려받은 뒤 다시 본인 계좌로 돈을 옮겼습니다.
적게는 2백만 원, 많게는 1천 1백여만 원씩 130여 차례에 걸쳐 빼돌린 금액이 8억 6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으로 개인 사치품을 사거나 암호 화폐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역농협은 A 씨가 정상적인 거래로 보이게끔 매입 전표 등 서류를 꾸며내 사실관계 파악이 어려웠다고 밝혔습니다.
[경기 여주시 지역농협 관계자 : 채권 보전을 위해서 저희 나름대로 남편하고 본인한테 있는 부동산에 대해서 근저당 설정을 해놓은 상태입니다.]
지역농협은 해당 직원을 대기 발령한 뒤 경찰에 고발했고, 차명 계좌로 돈을 입금해준 업체도 조만간 고발할 방침입니다.
농협중앙회 역시 해당 지역농협에 대한 감사를 벌여 관리·감독에 허점이 있었는지 살필 예정입니다.
YTN 우종훈입니다.
촬영기자ㅣ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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