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판단 과정에 지자체가 ‘교권 보호’ 나선다…구로구, 교육전문가 자문단 꾸려[서울25]
구로구가 현직 교사로 구성된 자문단을 꾸려 아동학대 판단 과정에서 교권을 보호하기 위한 지원에 나선다고 14일 밝혔다.
지난달 30일 지역 초·중·고교 교사 9명, 교육청 담당자와 함께 회의한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별 추천을 받은 현직 교사 12명을 교육전문가 자문단으로 구성했다. 이들은 앞으로 아동학대 사건을 조사할 때 의견을 수렴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지자체와 수사기관이 사안을 판단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구청은 보통 상담·치료 회복 지원에 방점을 둔다. 수사기관의 범죄 판단과 달리 사후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이다.
하지만 이때 교육 전문성이 고려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지자체 자원의 교권 보호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는 게 구로구의 설명이다.
구로구 관계자는 “구청은 범죄 여부 측면에서 접근하는 수사기관과 달리 회복 차원에서 아동학대 정책을 시행하지만, 범죄 수사 용어를 사용하는 등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5가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자체의 아동학대 조사 결과를 교육청에 전할 때 ‘학대행위자’와 같은 경찰 용어를 그대로 써 교사에 대한 불필요한 낙인과 피해가 발생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지난해 구로 지역 학교에서 교사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조사한 결과 5건만 실제 학대 판정을 받았다.
이에 학대행위자는 ‘사례관리 대상자(보호자·성인)’로, ‘통보’는‘알림’으로 변경할 방침이다. 공문에는 ‘자치구의 아동학대 조사와 판단은 범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동의 상담과 치료·회복이 목적’이라는 점도 명시할 예정이다.
학대 판단에 참작 사유인 아동의 문제행동이나 수업방해 행위에 대한 교사의 정당한 교육지도행위 등에 대한 세부 기준도 마련했다. 신고가 들어오면 해당 학교 교사와 교감, 교장의 의견서도 받을 계획이다.
학교와 학부모 사이에 아동학대 분쟁이 발생하면 ‘초기에는 구청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참여해 중재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구로구 관계자는 “교권 보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속에서 구청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고자 했다”며 “교사와 아동 모두가 존중받고 행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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