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앤팩트] 근로시간 개편 재시동...한국노총 복귀로 탄력 받나?
[앵커]
정부가 주 52시간제가 기본인 현행 근로시간 제도를 일부 업종에 한해 연장근무 할 수 있는 개선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노사정 대화 중단을 선언했던 한국노총이 다섯 달 만에 전격 복귀하면서 논의의 장도 본격적으로 다시 열렸는데요.
취재기자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조용성 기자!
근로시간 개편부터 한국노총이 다시 논의 테이블에 앉기까지 어제 하루가 긴박하게 돌아갔습니다.
근로시간 개편부터 얘기해보겠습니다.
주 52시간제를 기본으로 하되 합의를 통해 근로시간 연장이 가능해지도록 방향이 정해졌지요?
[기자]
네, 현재 주 52시간제에서는 기본 40시간에 더해 12시간씩 더 일할 수 있는 기간 단위는 일주일로 제한됩니다.
이 때문에 연장근로를 하지 않아 시간이 남더라도 이를 다음 주로 넘겨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에 정부가 노사 관계자와 국민 6천여 명을 방문 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에 찬성하는 국민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일부 업종과 직종에 대해 현재 일주일인 연장근로 단위를 더 넓혀서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기로 했습니다.
전제 조건은 노사 합의를 했을 경우인데, 이성희 노동부 차관의 설명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성희 / 고용노동부 차관 : 첫째, 현행 주52시간제의 틀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업종·직종에 한해, 노·사가 원하는 경우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1주로 한정하지 않고 선택권을 부여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습니다.]
[앵커]
이에 대해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만족하는 반응은 아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번 발표에 대해 지난 3월 나온 근로시간제 개편안에도 못 미치고, 구체적 방안도 제시되지 않았다며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 상당수가 연장 근로 관리 단위 확대를 원하는 만큼 정부는 근로시간제 개선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노동계에서도 비판이 나왔습니다.
정부가 '주 69시간제' 추진을 위한 불씨가 여전하고, 특히 일부 업종·직종에 한해 적용하는 방식으로 근무시간 제한을 빠져나갈 방법을 남겨뒀다는 지적입니다.
정부는 노사정 합의로 세부 사항을 정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근무시간 상한선에 대한 노동부 장관의 발언 들어보겠습니다.
[이정식 / 고용노동부 장관 : 60시간하고 64시간은 우리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심혈관계 재해 예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게 4주 평균 64시간, 12주 평균 60시간 이런 게 있단 말이에요." + "노사정이 전문가 도움을 받아서 머리를 맞대면 상한선을 몇 시간으로 하는 게 좋을지 나올 거라는 얘기죠.]
[앵커]
어제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한 발표 이후 한국노총이 노사정 협상에 복귀한다는 발표가 전격적으로 이뤄졌는데요, 어떤 상황에서 결정된 건가요?
[기자]
한국노총은 지난 11일 열린 노동자대회에서 지난 30년간 사회적 대화를 이끌어온 노동자 대표성을 인정하는 것을 복귀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이틀 만에 대통령실이 이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대변인의 발언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도운 / 대통령실 대변인 : 한국노총은 오랜 기간 우리나라 사회적 대화의 한 축을 책임져온 노동계의 대표조직입니다. 그러나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를 중단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대통령실의 반응이 나온 지 한 시간 반 만에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 복귀를 선언했습니다.
지난 6월에 금속노련 간부에 대한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을 계기로 경사노위 참여를 중단한 지 5개월 만입니다.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에 복귀해 경제 위기 등에 따른 피해가 노동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노동자의 생존권과 노동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그동안 닫혀 있던 노사정 대화의 창이 다시 열리게 됐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나요?
[기자]
정부가 방향을 제시한 근로시간 개편 등 노동 현안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고령자 계속고용 등 시급한 노동 현안이 연구회 등의 형식으로 대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노동계가 빠진 상황에서 논의가 힘을 받지 못했습니다.
한국노총의 복귀로 공전하던 현안들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특히,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서 이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지 관심입니다.
노란봉투법은 노동계의 숙원이었던 만큼 노사정 대화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계의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유재강 /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 부본부장 : 개정 노동법에 대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헌법과 국제기준을 무시하면서 권한은 갖되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재벌들의 무책임을 옹호하는 것이다.]
반면, 한국노총의 대화 복귀만으로 그동안 깊어진 노정 갈등의 골이 한순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많습니다.
각 쟁점 현안에 대한 견해차는 여전하기 때문에 노사정이 어떻게 타협의 묘를 발휘할지가 관건입니다.
지금까지 사회정책부에서 YTN 조용성입니다.
YTN 조용성 (choys@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