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비밀, 방산기술 해외 탈취 시도···‘산업스파이’ 적발 10년 사이 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9개월간 ‘경제안보 위해범죄 특별단속’을 실시해 해외 기술유출 사건 21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전년(12건) 대비 75% 증가한 것으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은 건수다.
경찰에 따르면 전체 경제안보범죄 사건 중 해외 기술유출 비율은 2021년 10.1%, 2022년 11.5%, 2023년 14.4%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죄종별로는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이 6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 15건이다. 산업기술보호법은 국가핵심기술 및 산업기술의 해외유출 시, 부정경쟁방지법은 영업비밀 유출 시 적용된다.
피해 기술별로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반도체·기계가 각 3건, 조선·로봇이 각 1건, 기타 5건 순이었다.
대표적인 사례는 외국 정부에 보조금 지원 연구사업을 신청하기 위해 시술 로봇 관련 영업비밀을 유출한 경우다. 이 건으로 외국 국적의 전직 로봇개발팀 연구원이 검거됐다. 국내외 업체에 국내 대기업의 공장자동화 솔루션을 유출하고 LCD 공정 레시피 등 국가핵심기술을 은닉해 외국에 유출하려던 협력업체 대표 등 5명도 붙잡혔다.
충남경찰청은 방위사업 분야에서 정부 기관과 공급 계약을 체결한 후 지급보증을 받은 착수금 27억원을 가로챈 일당 5명을 붙잡았다. 방위산업 분야는 올해 최초로 특별단속 대상에 포함됐다.
국수본 관계자는 “올해 경제안보 위해범죄 수사에서 시도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 격상 등 기반 구축, 기술유출 분야 인터폴 보라색 수배서 최초 발부 등 성과가 있었다”며 “내년에는 ‘범정부 기술유출 합동 대응단’에 적극 참여해 주요 기술의 해외유출 사범을 검거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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