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생성형 AI 학습에 뉴스 활용 증거 확보 노력 기울여야"

[토론회] 신문협회·언론진흥재단 '생성형 AI 시대 뉴스 저작권 보호방안'
생성AI 기업과 소송서 이겼을 때 이익, 졌을 때 손해도 자세히 따져야
문체부, 12월 생성형AI 등록시 안내서 발표… "개발사·권리자·이용자 유의사항 담아"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13일 오후 한국신문협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생성형 AI 시대 뉴스 저작권 보호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대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생성형 AI 학습에 언론 기사가 활용됐는지 증거를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핵심은 '공정이용' 여부라고 했다. 이대희 교수는 “학습 데이터를 생성형 AI 학습에 이용한 게 저작권 침해가 되느냐. 현재 TDM(Text and Data Mining)은 예외가 안 되는 상황이다. 테크기업은 공정이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 이용은 저작권법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조항으로 연구와 평론 등에 활용할 경우 공정 이용으로 간주한다.

▲13일 오후 한국신문협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생성형 AI 심층학습은 'TDM' 즉 컴퓨터를 통한 대규모 데이터로 새로운 정보를 찾아내는 절차를 통해 이뤄진다. 정부는 지난 7월21일 <서비스산업이 디지털화 전략> 제목의 관계부처 합동자료를 내면서 'AI 학습용 데이터의 저작권 침해 면책 규정 명확화' 등 정책을 발표했다. 한마디로 테크기업이 생성형 AI 심층학습을 시키는 TDM 과정을 저작권 침해로 보지 않겠다는 것.

저작권자에게 입증책임이 있는 점도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이대희 교수는 “문제는 생성형 AI의 저작권 침해를 저작권자가 입증해야 한다는 거다. 미국에선 주로 저작권자가 학습 데이터를 뭘 사용했는지 입증해야 한다. 언론사는 일반 저작자보다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면서도 “챗GPT3가 학습데이터를 공개했지만 뭘 학습했는지 제대로 알 수 없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도 블로그, 카페, 뉴스, 댓글, 지식인, 위키피디아 등을 학습했다고 했는데, 저작권자 개인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까?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양진영 민후 변호사는 저작물을 저작권청에 등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진영 변호사는 “지난달 31일 미국 만화가들이 생성형 AI 서비스업체인 스태빌리티AI와 미드저니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생성형 AI 서비스업체가 승소했다. 판시 이유를 보면 수백개 작품이 미국 저작권청에 신고되지 않았고, 16건의 작품만 신고 됐었다. 법원은 저작권청에 등록된 16개 저작물에 대해선 무단복제 혐의를 인정했다”며 “뉴스 기사가 저작권이 있다는 걸 표시하고 가능하면 저작권을 등록해야 한다. 다만 사실 전달 수준의 기사는 저작권 등록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이성규 미디어스피어 대표

생성형 AI의 등장은 작가, 할리우드의 엑스트라 배우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1만1500여명 규모의 미국작가조합(WGA)은 파업을 시작한 지 148일 만인 지난 9월27일 파업을 종료했다. 거대 플랫폼 기업들에 맞서 임금 인상, 인공지능(AI) 규칙 마련 등 노동자 측이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대희 교수는 “작가조합 파업은 사실상 생성형 AI가 가장 주된 내용이었다. 뒤이어 배우노조 16만여명도 7월부터 파업에 들어가 얼마 전 파업을 끝냈다”며 “작가 조합 합의가 영향을 끼쳤던 것 같다. 배우들도 유명한 배우보다 엑스트라가 두려워한다. 엑스트라 배우 사진 몇 장에 목소리를 녹음하면 고용하지 않고 생성형 AI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그 점을 배우노조는 굉장히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각 테크기업이 주장하는 공정이용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저작권 소유자는 어차피 많은 돈을 얻지 못할 것이다. 수백만, 수천만 명의 관리자를 찾아내야 하는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AI 트레이닝 세트 중 한 작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정당한 로열티는 엄청나게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Meta) “AI 학습은 책을 읽는 것과 같다.”(Google) “다른 나라에서는 AI 모델 학습을 공정이용이라고 보고 있다.”(Stability)

이날 발제자로 참여한 이성규 미디어스피어 대표는 “언론사 입장에서 핵심은 소송에서 이겼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 현재 체제에서 얻고 있는 이익, 소송에서 졌을 때 얻을 수 있는 손해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체부는 오는 12월 초 생성형 AI 등록 시 개발사·권리자·이용자 등이 유의할 상황을 담은 안내서를 발간한다. 김찬동 한국저작권위원회 법제연구팀장은 “8월 신문협회에서도 생성형 AI 저작권법 개정안에 대해 문체부에 입장을 줬다. 저작물 예시에 뉴스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문체부와 저작권위원회가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생성형 AI 제도개선 워킹그룹을 운영했다. 조만간 AI 등록 시 안내서를 기술 개발사들, 권리자, 이용자 등이 유의할 사항을 모두 담아 문체부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학계와 정부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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