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20%대 기시다, '낙마 도미노'로 직격타…정권 유지 '빨간불'

권진영 기자 2023. 11. 1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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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지난 9월 실시한 대규모 개각에 관해 설명하며 내놓은 발언이다.

그 후 관료들이 잇따라 부패 및 부적절 행위로 사직하며 '적재적소'라는 말은 역풍으로 돌아왔다.

지지에 따르면 기시다 정권은 지난 8월부터 20%대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고전 중이다.

기시다 정권 종말론이 부상하며 정권 유지에 대한 불안감, 차기 총리 후보를 물색하려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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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체납자가 재무부 부대신…인사검증 실패로 '부적재부적소'
기시다 재선에 먹구름…日정계는 벌써부터 차기 총리 후보 논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기 위해 일본 도쿄의 총리 관저에 들어서고 있다. 2023.11.07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팀으로서 적재적소에 인선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지난 9월 실시한 대규모 개각에 관해 설명하며 내놓은 발언이다. 그 후 관료들이 잇따라 부패 및 부적절 행위로 사직하며 '적재적소'라는 말은 역풍으로 돌아왔다. 일각에서는 차기 총리를 찾아야 한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2개월 새 옷을 벗은 관료는 야마다 다로 전 문부과학·부흥 정무관, 가키자와 미토 전 법무 부(副)대신, 간다 겐지 전 재무 부대신 등 총 3명이다. 말단도 아니고 부처를 이끄는 '정무 3역(대신·부대신·정무관)'급 인사들이다.

야마다 다로 전 정무관은 딸뻘 여성과의 불륜으로, 가키자와 전 부대신은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광고를 지자체장에게 권유하는 등 부적절 행위로, 간다 전 부대신은 과거 세금 체납 및 재산 차압으로 물러났다. 이 중에서도 세금 체납자를 재무성 부대신에 앉힌 것은 적재적소가 아닌 '부적재부적소'라는 힐난을 샀다.

지난 9월 대규모 개각 후 2개월 새 자리에서 물러난 관료 3명. 왼쪽부터 야마다 다로 전 문부과학 겸 부흥 정무관, 가키자와 미토 전 법무부대신, 간다 겐지 전 재무부대신. 2023.11.14/

기시다 총리는 간다 재무 부대신의 사임이 발표된 지난 13일, 임명 책임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정치라는 것은 결과에 책임지는 것이다.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려야만 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인사는 적재적소에 행해져야 한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아사히는 두 차례의 인사 파동으로 "총리의 구심력이 한 층 저하한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논평했다.

야권의 공세는 매섭다. 이즈미 겐타 입헌민주당 대표는 "이상 사태다. 전혀 적재적소가 아니었다는 것"이라 꼬집으며 "파벌이 차례대로 제출한 인사를 그대로 따른 총리의 죄는 크다"고 비판했다. 12월 13일까지 임시국회가 계속되는 만큼 인사책임 관련 야권의 추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 내에서도 비판이 쇄도한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아사히에 "이 정권의 신체검사(인사 검증)는 어떻게 된 것이냐"며 분노했다. 당 중견 의원은 "총리는 재선을 위해 파벌의 인사요망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노골적 옛날식 순송(順送) 인사이니 불상사가 생기는 것도 당연하다"고 푸념했다.

기시다 정권은 지난해 말 각료 4명이 줄사퇴하며 1차 인사 파동을 거쳤다. 당시 지지통신 기준 내각 지지율은 26.5%로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지에 따르면 기시다 정권은 지난 8월부터 20%대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고전 중이다. 일본 정치에서 지지율 30%선 붕괴는 곧 '위험 수준'을 의미한다.

집토끼들도 등을 돌리고 있다. FNN여론조사에 따르면 11월 자민당 지지층의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64.5%로 전달 대비 9.1%포인트(p) 떨어졌다. 여당 지지율이 50% 아래로 떨어지면 정권 운영이 위험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당인 자민당 역시 인사 파동으로 인한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자민당은 지난 12일, 표밭이나 다름없던 도쿄 오우메시(市) 시장 선거에서 패배했다. 지난 10월에는 사이타마 도코로자와 시장 선거에서 패배했으며 도쿄 다치카와에서 열린 도의회 의원 보궐선거에서는 2석 모두 뺏겼다.

ANN뉴스는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다소 두루뭉술한 인상론뿐만 아니라 실제 선거에서 자민당이 계속 지고 있는 것"이라 짚었다. 당내 운영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특히 대도시권에서 자민당 이탈이 일어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정권 종말론이 부상하며 정권 유지에 대한 불안감, 차기 총리 후보를 물색하려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테레비아사히는 지난주쯤부터 의원 및 비서관들 사이에서 "포스트 기시다"가 화제에 오르내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로서는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 및 고노 다로 디지털상,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 등이 물망에 오른 가운데 다음 자민당 총재선은 오는 2024년 9월 열린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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