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예적금에 자금 쏠리자 시중에 풀린돈 18.1조 늘었다

시중 통화량이 지난 9월 18조 가량 늘면서 네 달 연속 증가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가계 자금이 정기 예·적금과 요구불예금 등에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4일 공개한 '9월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9월 평균 광의 통화량(M2 기준)은 3847조6000억원으로 8월보다 18조1000억원(0.5%) 증가했다. 지난 6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 M2에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 외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금·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금융상품별로 보면 수익증권과 MMF,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9월 한 달 새 각각 9조4000억원, 8조1000억원, 3조6000억원 불었다. 반면 요구불예금과 금전신탁에서는 각 5조2000억원, 3조6000억원이 빠져나갔다.

한은 관계자는 "수익증권은 금리 연동형 ETF 등 파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를 중심으로 증가했고, MMF와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주식시장 관망세 확산과 금리 상승 기대로 늘어난 투자 대기자금이 유입되면서 증가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경제주체별로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서 정기예적금 및 요구불예금 중심으로 16조9000억원, 기타 금융기관에서 6조원 늘었다. 기업 및 기타부문은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예금만 포함하는 좁은 의미의 통화량 M1(1184조9000억원)의 경우 기업 및 기타부문에서 요구불예금이 줄며 8월보다 0.1% 줄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