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사건' 학부모 갑질·폭언 정황 없었다"…경찰 최종 결론

고인·학부모 간 하이톡·문자·업무용 PC 등 분석…교사·학부모 등 68명 조사
"중재 과정서 스트레스 일정 부분 확인됐으나 학부모 폭언·갑질 발견 못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이초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극단전 선택으로 사망한 서이초 교사 A씨의 49재는 지난 4일 이곳에서 엄수됐다. 2023.9.5/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서이초등학교 1학년 담임 교사의 극단선택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이른바 '연필 사건'과 관련 있는 학부모의 갑질이나 폭언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14일 오전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진행된 백브리핑(덧보고)에서 "고인과 학부모 간 주고받은 하이톡·문자·업무용 pc·노트·일기장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학부모들로부터 제출받은 휴대폰 포렌식하며 동료교사 등을 조사했지만 폭언 정황과 범죄 혐의로 볼 수 있는 내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필 사건은 지난 7월12일 서이초 1학년 학생이 자기 가방을 연필로 찌르려는 학생을 막다가 이마에 상처를 입은 일이다. 숨진 A교사와 학부모들은 연필 사건과 관련해 여러 차례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학부모들이 교사에게 갑질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교사 A씨는 연필사건 발생 엿새 뒤인 7월18일 교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 동료 교사, 친구, 지인, 학부모 총 68명 중에 교사는 44명을 조사했다"며 "A씨가 학부모들과 일과 후 하이톡을 통해 문자를 주고받는 것과 연필사건을 중재하는 과정 자체는 스트레스로 작용이 됐다는 점은 일정 부분 확인됐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폭언이나 갑질을 호소한 내용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 관계자는 "학부모 포렌식은 했으나 통화 내용은 확보하지 못 했다"며 "전체 주고받은 하이톡을 이틀간 분석했고 통화내용과 맞춰본 결과 통화 중에 폭언했다는 정황은 발견하지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외 다른 동료교사도 폭언 들었다고 진술한 것이 없었고 학부모들은 휴대폰 다 제출해서 녹음파일 없다는 것은 확인했지만 (고인의 휴대폰이 아이폰이라) 녹음파일 존재 여부는 확인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고인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진행했으나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포렌식 불가 회신을 받았다. 경찰은 압수영장을 통해 통화내역을 확보했고, 카카오톡 대화내용은 휴대전화와 연동된 고인의 아이패드를 통해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점이 없어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은 오늘 입건 전 조사(내사) 종결할 예정"이라면서도 연필 사건과 관련된 고발 사건이나 명예훼손 사건은 계속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