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의는 ‘진짜 일하는 노동자’의 권리[포럼]

2023. 11. 1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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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지하철 1∼8호선) 안에는 민주노총 산하 교통노조와 한국노총 산하 통합노조, 새로고침 소속 올바른노조 총 3개의 노조가 있다.

지난 9, 10일의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파업은 이례적으로 연합 교섭단(교통노조, 통합노조) 중에서 한국노총 산하 통합노조는 최종적으로 파업을 반대해 빠지고, 민주노총 산하 교통노조만 파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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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동조합 위원장

서울교통공사(지하철 1∼8호선) 안에는 민주노총 산하 교통노조와 한국노총 산하 통합노조, 새로고침 소속 올바른노조 총 3개의 노조가 있다. 지난 9, 10일의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파업은 이례적으로 연합 교섭단(교통노조, 통합노조) 중에서 한국노총 산하 통합노조는 최종적으로 파업을 반대해 빠지고, 민주노총 산하 교통노조만 파업을 했다. 정권 교체 후 2년 연속 파업이다.

우리 올바른노조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아니, 파업을 하지 못했다. 비교섭단체여서 실질적인 파업을 할 수 있는 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파업의 핵심 쟁점은 인력 감축(구조조정)이다. 이는 멀쩡히 회사에 다니던 사람들을 해고하는 게 아니다. 비핵심 직렬(식당·이발실·구내운전·목욕탕 등)은 자회사에 이관하고, 신규 인력 채용을 축소해 자연 감(減)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올바른노조의 입장은 언론을 통해 밝혔듯이 명확하다. △비핵심 직렬(전환된 직렬)의 자회사 이관 찬성과 신규 채용 축소 반대 △파업 및 단체행동은 존중하지만, (인력 문제를 일으킨 것도 기존 노조이고, 심지어 무단결근을 일삼아 부족한 현장 인력의 공백을 더욱 키웠기에) 현장에서 직접 일하는 노동자들이 파업을 주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상식적인 불법적 친인척 전환 비리로 조직을 비효율적으로 만들고 인건비를 증가시킨 것도 기존 노조들이다.

‘시민의 안전’을 생각해서 파업한다지만, 정작 본인들은 무단결근을 일삼으니 시민·국민에게 호소하는 파업에 정당성이 있느냐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오히려 정당한 파업과 쟁의행위, 노조에 대한 인식을 더 안 좋게 만드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또, 지난해는 하루 정도 파업했는데 교섭 결렬 전후 합의서는 거의 달라진 게 없었다. 일반 직원들은 ‘뭐라도 얻어내려고 파업하다가 실패한 건가’ 하고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올해는 노사협력실장이 노사합의서를 공개하자 직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파업은 왜 하는 거야?” “비핵심 직렬 383명은 자회사 이관이 당연한 것 아니야?” “임금을 동결했을 때는 합의하더니, (이제) 온전한 임금 인상에는 파업하네” 등 다양한 반응이 사내망을 통해 올라왔다.

결국 파업의 가장 큰 쟁점은 인원 부분인데, 비핵심 직렬은 자회사로 이관하고 부족한 안전 인력은 늘리는 게 해법이다. 온전한 임금 인상, 법정수당 총액의 인건비 제외 등 만족할 만한 합의는 아닐지라도, 파업할 정도의 합의안은 아니었다는 게 중론이다. 상황이 이러니 정치 파업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많다. ‘임금 때문에 한 파업이 아니었다. 시민의 안전 때문에 파업한다고 해놓고 본인들은 회사에 나오지도 않고.’

노조는 임금과 처우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이익단체인데 임금 때문에 파업하는 게 아니라니, 노조 위원장인지 정치인인지 헷갈린다는 동료도 많다. 그만큼 노동단체의 정치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노조의 본질은, 열심히 일해서 회사를 발전시키고, 좋은 임금과 대우 및 근무 환경을 갖도록 조성해 주고 대변하는 것이다. 노동자 단체는 노동자 단체로서 해야 할 말과 행동만 하면 된다. 결국엔 조직의 ‘본질’에 집중하는 단체가 살아남을 것이다.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동조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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