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 파트너" "단순 도구"… 일반인·전문가 AI 인식차

<자료:특허청>

<자료:특허청>

'AI(인공지능)는 발명자일까, 아니면 단순 발명 도구일까.'

AI 발명에 대한 일반인과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일반인은 AI를 발명 파트너로 인식하는 반면 전문가는 AI를 발명을 위한 단순 도구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은 14일 AI를 발명자로 인정할 지에 대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일반인용과 AI 전문가가 참여하는 전문가용으로 나눠 지난 7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실시됐다. 설문에는 일반인 1204명, 전문가 292명 등 총 1500여 명이 참여했다.

일반인용 설문조사에는 20∼30대가 약 50% 참여했고, 전문가용 설문조사에는 변리사(48.6%) 외에 대기업, 공공연구기관 연구원(33.6%)이 참여했다.

AI가 발명에 어느 수준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일반인의 70%는 '발명 파트너'라고 답했고, 전문가의 66%는 '아직은 사람을 보조하는 단순 도구에 불과하다'고 응답해 두 집단 간 의견이 갈렸다.

AI를 발명자나 특허권자로 인정해야 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발명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응답은 60.8%였고, 특허권자 인정에 반대하는 응답은 75.6%였다. 아직까지 AI가 법률상 권리나 의무 주체로서 역할을 하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만약 AI 발명에 기여한 것을 인정해 특허권을 부여한다면 특허권은 AI 사용자가 가져야 한다는 응답이 지배적이었다. 아울러, 일반인(75%)과 전문가(65%) 모두 AI 발명의 특허권 보호기간은 현행 20년보다 더 짧게 인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AI가 짧은 시간에 많은 발명을 할 수 있어 사람의 창작 영역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허청은 이달 말 열리는 한중일 특허청장 회의에서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발표하고, 내년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지재권 주요 5개국(IP5) 회의에서 안건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AI 기술과 관련된 이슈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는 사실을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했다"며 "특허청은 AI 관련 특허제도 논의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 국제적으로 조화된 특허제도를 정립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