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노사정 머리 맞대면 어려움 극복…정부는 가교 역할"

박숙현 2023. 11. 1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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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방송법 개정안 재의요구권 행사 주목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제47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노동계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정부의 공매도 한시적 금지 조치에 힘을 실었다. /뉴시스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한국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귀 결정을 환영하면서, "정부는 공정한 중재자로서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 3조 개정안) 등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47회 국무회의를 열고 "노사는 법치의 토대 위에서 대화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에선 '노란봉투법'에 대해 재계 반발이 강하고 법안 자체에 위헌성이 있어 거부권 행사 쪽으로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거부권 행사를 공식 건의한 상태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정의를 '원청 사업자'로 확대해 노동자들이 이들과 노동 조건을 교섭할 수 있도록 하고, 파업으로 인해 기업이 손해를 입은 경우 노동자에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거부권은 정부로 이송된 날로부터 15일 내 행사할 수 있어 윤 대통령이 순방 일정을 마친 후 이르면 이달 28일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권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한국노총이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약 5개월 만에 복귀해 노사 간 대화 물꼬를 텄고 정부가 근로시간 개편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는 윤 대통령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을 담은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의 거부권 행사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정부의 공매도 한시적 금지 조치에 대해선 힘을 실었다. 윤 대통령은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로 MSCI 선진지수 편입이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증권시장은 변동성이 크고 개인투자자 비중이 아주 높다. 불법 공매도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는 것은 주식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을 어렵게 해서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힐 뿐 아니라, 증권시장 신뢰 저하와 투자자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근본적인 개선 방안이 만들어질 때까지 공매도를 금지할 것"이라며 "이것이 장기적으로는 우리 증권시장 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장 행정'을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숫자와 통계를 보고 아는 것, 또 언론 보도와 직원을 통해서 보고받고 들어서 전문으로 아는 것과 직접 현장에서 만나고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라며 "저와 우리 정부는 국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최근 발표한 소상공인 선지급 재난지원금 환수 면제, 주택용 전력 요금 동력,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 등 민생 대책을 언급했다.

또한 "민생을 위한 정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집행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난 10월부터 시행된 '납품단가 연동제'의 시장 안착 독려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 374개 사가 참여하고 있는 '납품대금 연동제'에 모든 원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와 경제단체들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설득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고금리로 자금 예치 이익이 커짐에 따라 납품 대금 미불이 늘어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감안해 관계부처들은 협력해서 납품 대금 지급이 지연되지 않도록 현장 감독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노후계획도시 정비를 위한 특별법', 민간이 발전 전략을 기획하고 지역 정부가 뒷받침하는 '지역상권법 개정안', 고용세습과 채용 갑질을 근절하기 위한 '공정채용법' 등 민생 법안의 조속한 처리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5일부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참석을 위한 미국 방문, 영국 국빈 방문, 프랑스 파리 방문 등 순방 일정에 돌입한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저는 세계 GDP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회원국 정상들이 한데 모이는 이번 회의에서 공급망 다변화와 무역, 투자 확대와 같이 우리 경제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는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영국 국빈 방문은 우리 기업 진출 확대와 첨단 산업 공급망, 과학기술 협력을 중심으로 양국 간 경제협력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계기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 방문에 대해선 "각국 BIE 대표들을 직접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오는 16일 수능일을 앞두고 수험생을 향해 응원 메시지도 냈다. 윤 대통령은 "수험생 여러분은 지금까지 준비해 온 역량을 자신 있게 최대한 발휘하시기 바란다"며 "비록 제가 해외에 있더라도 전국의 수험생 여러분을 힘껏 응원하겠다"고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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