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피해 막는 튼튼한 제방 빠르게 짓는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팀이 경북지역 하천에서 공법의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건설연 제공

홍수 발생 시 제방의 붕괴를 막아 대피 시간을 벌고, 만약 제방이 붕괴되더라도 빠르게 복구가 가능한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은 강우철 수석연구원이 이끄는 수자원하천연구본부 하천실험센터 연구팀이 경상북도청과 협업해 '제방 안정성 확보 시공법'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복합 폴리프로필렌(PP) 화합물로 차수벽을 만들어 제방 붕괴 시 방어 능력을 키운 게 핵심이다. 

최근 집중호우, 태풍 등에 의한 홍수 피해가 매년 발생하면서 지방하천의 경우 홍수 피해로 인한 제방 복구 사업을 지속 중이다. 이때 제방의 주재료가 되는 양질의 흙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데, 화강암 풍화토가 많은 경북 지역의 특성상 재료를 수급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재료 조달로 인해 제방 시공 기간이 늘면서 2차 홍수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복합 폴리프로필렌(PP) 화합물로 차수벽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차수벽은 물의 침투를 막기 위해 제방 안에 세운 구조물을 말한다. 개발된 공법은 복합 PP 소재의 차수벽이 제방 속에 있기 때문에 물이 범람하거나 침투에 의해 제방이 붕괴되어도 방어할 수 있다. 

기존에는 콘크리트 차수벽도 보편적으로 활용되는데 콘크리트 양생을 위해 최대 6개월이 소요된다. 복합 PP 소재의 경우 별도의 양생 기간이 필요하지 않아 공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여 홍수 재해 발생 시 대비 및 제방 붕괴 보수를 위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이 공법의 성능 검증을 위해  경북지역의 하천과 실규모 하천 실험 시설에서 실증 실험 및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PP 차수벽이 설치된 제방에서 침투에 의한 누수가 완벽히 차단된 것을 확인했다. 또 범람에 의한 제방 붕괴 시간을 약 2배 이상 지연시켰다. 

김병석 건설연 원장은 "최근 기후변화에 의한 홍수 피해가 증가하는 가운데 개발된 기술은 인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해 줄 수 있는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