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세자의 일상을 만나다…경복궁 계조당서 전시회 열려

도재기 기자 2023. 11. 1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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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없앤 왕세자 집무공간 계조당 복원기념전
15일 개막···관련 자료 전시·해설
일제의 철거후 110여년 만에 복원된 조선 왕세자의 집무공간 경복궁 계조당에서 복원 기념전이 열린다. 사진은 전시장 전경 일부.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110여년 만에 복원된 경복궁 계조당에서 조선시대 왕세자의 일상과 업무, 관련된 의례를 살펴보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계조당은 경복궁 동쪽에 자리한 왕세자의 공간인 동궁(東宮)의 일부이자, 다음 왕위에 오를 왕세자의 집무공간이었다. 세종 당시인 1443년에 훗날 문종이 된 왕세자의 집무 공간으로 건립했다가 1452년 철거됐고, 1868년 경복궁 중건 당시 다시 지어져 왕세자이던 순종이 사용하기도 했다. 이후 일제에 의해 1910년대에 헐렸다. 계조당은 2018년부터 복원 사업이 진행됐고 지난 9월 복원을 완료해 일반에 공개돼 왔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은 “계조당에서 15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왕세자의 공간, 경복궁 계조당’ 전시회를 연다”며 “계조당 복원과 그 역사적 가치를 기념하고 왕세자의 일상과 의례를 살펴보자는 취지”라고 14일 밝혔다.

왕세자 행차 때 사용한 의장물인 ‘기린기’(사진 위 왼쪽), 공작 깃 모양의 부채인 ‘작선’과 금장도(오른쪽), 왕세자 책봉 때 내려진 옥인과 죽책·교명(아래 사진 왼쪽부터) 전시 모습. 문화재청 제공

‘왕세자의 공간, 경복궁 계조당’ 전은 ‘조선의 왕세자’, ‘계조당의 왕세자’, ‘왕세자의 의장’, ‘동궁과 계조당’ 등 4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조선의 왕세자’에서는 왕세자를 책봉할 때 거행한 책봉례에서 임금이 왕세자에게 내리는 교명·죽책·옥인 같은 복제유물과 성균관 입학, 성인식 등 왕실의 공식 의례 장면을 담은 무인단말기(키오스크)를 통해 왕세자의 일상과 의례를 살펴본다. 교명은 교훈과 경계의 글을 적은 기록물이고, 죽책은 책봉 관련 내용을 대나무 쪽에 써 엮은 문서이며, 옥인은 인장을 말한다.

‘계조당의 왕세자’는 계조당을 업무공간으로 사용한 왕세자 2명을 다룬다. 세종의 맏아들로 1421년 왕세자로 책봉된 문종(재위 1450~1452)과 고종의 아들로 1875년 왕세자로 책봉된 순종(재위 1907~1910)이다. 문종은 30여년 동안 왕세자로서 세종이 이룬 많은 업적에 함께 했으며 1442년부터는 왕의 업무를 대신하기도 했다. 전시장에는 문종이 쓴 글씨와 측우기, 왕세자와 황제 시절의 순종 사진 등이 선보인다.

‘왕세자의 의장’은 왕세자가 행차할 때 권위를 상징하기 위해 들었던 의장물인 ‘기린기’, 행렬 모습을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상물 등으로 구성됐다. ‘동궁과 계조당’에서는 계조당 복원과정을 담은 영상을 통해 계조당의 건립부터 훼손과 철거, 복원에 이르는 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복원된 경복궁 계조당. 문화재청 제공

전시와 연계해 동궁 권역과 전시 해설을 들으며 관람할 수 있는 ‘왕세자의 일상’ 해설 프로그램, 3차원(3D) 측우기 만들기 체험도 무료로 진행된다. 해설 프로그램은 사전예약이 필요하며, 더 자세한 정보는 궁능유적본부 누리집(royal.cha.go.kr), 한국문화재재단 누리집(www.chf.or.kr)을 참조하면 된다. 경복궁이 문을 닫는 매주 화요일 휴궁일에는 전시도 관람할 수 없다. 궁능유적본부는 “이번 전시가 경복궁 복원의 의미, 계조당의 역사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복원된 궁궐 전각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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