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고정’ 금리 고착화...“비싸도 변동”

2023. 11. 1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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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의 '원칙'이 깨지고 있다.

금리 변화의 리스크 때문에 고정(혼합)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더 높은 것이 보통이지만, 최근 고정금리 대출을 독려하는 당국의 기조에 따라 변동금리가 더 비싼 역전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신규대출자들은 당장 금리가 더 저렴한 고정금리를 선택할 확률이 높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금리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변동금리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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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깨진 금리, 전문가 대출 조언
‘고정 금리 독려’ 당국 기조 영향
장기적으로 변동금리가 더 저렴

금리의 ‘원칙’이 깨지고 있다. 금리 변화의 리스크 때문에 고정(혼합)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더 높은 것이 보통이지만, 최근 고정금리 대출을 독려하는 당국의 기조에 따라 변동금리가 더 비싼 역전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신규대출자들은 당장 금리가 더 저렴한 고정금리를 선택할 확률이 높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금리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변동금리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단기〉장기’ 대출금리 40bp 차이나...기현상 1년째 지속=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지난 9일 기준 변동금리(신잔액·신규코픽스) 구간은 4.39~6.63%에 해당한다. 반면 혼합(5년 고정)금리의 구간은 4.21~6.448%로 금리 하단이 0.18%포인트, 금리 상단이 0.182%포인트 더 낮다.

5대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은행은 모두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상태다. 금리 하단이 적게는 16bp(1bp=0.01%포인트)에서, 많게는 39bp까지 차이난다. 신한은행만 고정금리 하단이 변동금리보다 15bp 더 높았다.

이같은 역전 현상은 금리가 급등하던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초저금리 상황에서는 향후 5년간 금리 변동의 리스크를 지지 않는 만큼 고정금리가 더 비싸야 정상이지만, 금리가 높아진 상황에서는 일정기간 높은 금리를 내도록 신규 대출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고정금리가 더 저렴해진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개인이 금리를 예상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며 “대출자가 막상 대출을 받을 때가 되면 조금이라도 더 낮은 금리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고정금리 대출을 많이 취급하도록 유인한 당국의 기조도 기현상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 5월부터 금융당국은 정책모기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고 은행 자체의 고정금리 대출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고정금리 목표비중 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등 ‘장기·고정금리’ 대출 확대를 유도하고, 고정금리 대출의 금리가 과도하게 높게 산정됐을 경우 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을 경감시키는 것이다.

이에 한 동안은 고정금리가 좀 더 낮은 ‘금리 역전현상’이 지속될 거란 전망이다.

▶전문가 “당장 비싸더라도 변동금리 잘 살펴야”=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변동금리를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르지는 않을 거란 예측이 우세한 가운데 2~3년 이후, 즉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금리 인하 시점이 결국에는 도래할 거라는 판단이다.

강현구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PB팀장은 “현재로선 6개월 단위로 금리가 바뀌는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게 더 유리하다”며 “연준 결과에 따르면 향후 금리가 더 오르진 않을 거라는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날뛰지 않는 이상 금리는 계속 스테디하게(꾸준히) 가다가 내년 7~6월쯤에 내려가겠구나 하는 전망”이라며 “실제 계산을 해봐도 변동금리로 했을 때 원리금이 더 저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금리 예·적금 만기가 도래하고 은행채 순발행액이 늘어나는 등의 상황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은행이 만기가 돌아온 고객 예·적금을 돌려주기 위해 은행채 순발행액을 늘리면서 주담대를 포함한 대출금리를 밀어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는 금융채와 한 두 달 시간차를 두고 움직인다”며 “단 금리의 향방도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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