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X6 M60i | 쿠페형 SUV의 원조 V8 엔진의 강력함 갖춰
BMW X6는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원조로 꼽힌다. 2008년 출시된 X6의 흥행 이후 여러 자동차 제조사가 쿠페형 SUV를 속속 출시했다. 지붕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선이 가파르게 깎이는 쿠페형 SUV의 공격적인 디자인은 ‘운전의 즐거움(Sheer Driving Pleasure)’을 중시하는 BMW 브랜드에 가장 어울려 보인다. BMW가 최근 국내에 출시한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X6를 시승했다.
맹수 같은 쿠페형 SUV 디자인
신형 X6는 2019년에 나온 3세대 X6의 부분 변경 모델이다. 길이 4960㎜, 너비 2005㎜, 높이 1700㎜의 차체를 갖는다. 휠베이스(앞바퀴 중앙과 뒷바퀴 중앙 사이의 거리)는 2975㎜다. 쿠페형 SUV인 만큼 측면과 루프(지붕) 라인에 먼저 눈이 향한다.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GLE 쿠페, 포르셰 카이엔 쿠페, 제네시스 GV80 쿠페 등과 비교하면 디자인 면에서 가장 과감하다. 엉덩이가 치켜 올라간 라인과 지면에서 천장을 향해 상승하는 듯한 좁은 유리창은 쿠페형 SUV 중에서도 가장 거친 모습이다. GLE 쿠페나 GV80 쿠페가 비교적 우아한 인상이라면, X6는 맹수처럼 사나운 인상이다.
전면은 구형보다 얇고 날렵해진 헤드램프와 새로운 모양의 주간주행등(DRL)이 눈에 띈다. BMW를 상징하는 키드니 그릴(kidney·그릴 모양이 콩팥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은 전처럼 거대한데, 내부에 폭포수가 흐르는 듯한 은은한 조명을 추가했다. BMW가 신차에 적용하는 이 조명은 아이코닉 글로(Iconic Glow)로 불린다. 앞 범퍼 좌우에 자리 잡은 수직형 에어 커튼과 하단 공기 흡입구는 남성적인 디자인을 완성하며, 후면에 가로로 길쭉하게 배치된 테일램프는 두께가 전보다 얇아 예리한 인상이다. BMW는 “신형 X6는 BMW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반영해 기존의 강력한 존재감과 역동적인 매력을 한층 높였다”고 설명한다.
2도어 스포츠카 닮은 속도감
X6의 파워트레인(동력계)은 크게 6기통 가솔린, 6기통 디젤, 8기통 가솔린으로 나뉜다. 시승한 모델은 이 중 8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X6 M60i’였다.
X6 M60i는 M 트윈파워 터보 4.4L V8 가솔린 엔진과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 8단 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출력 530마력을 발휘한다. 최대 토크는 76.5㎏·m,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3초다. 48V(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했다. 공차 중량은 2430㎏이고, 복합 연비는 7.8㎞/L다. 트렁크 용량은 580L다.
운전석에 앉으니 생각보다 착좌 위치가 높았다. 일반적인 SUV와 다른 디자인을 갖고 있어 밖에선 볼 땐 전고(차 높이)가 낮아 보이는데, 차에 타면 준대형급 SUV라는 점이 실감 난다. 차체가 커 공간이 여유롭다. 쿠페형 SUV여서 2열 헤드룸(좌석 밑부분부터 차 천장까지의 길이)과 트렁크 공간의 감소가 필연적이지만, 전반적으로 좁다는 느낌을 주진 않는다. 실내는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 파노라마 글라스 선루프, 메리노 가죽 소재 시트 등을 탑재했다.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를 통합한 형태다.
시동을 걸면 우렁찬 V8 엔진이 내는 소리가 운전자를 반긴다. 업무를 끝내고 퇴근길 주차장에서 이 차에 시동을 거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환기될 것 같다.
X6 M60i는 부드러운 출발을 돕는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기술이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시작부터 공격적이다. 요철과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의 충격을 걱정했는데, 의외로 거동이 부드러웠다. 운전자의 운전 스타일이나 도로 상황에 따라 서스펜션을 조정하는 ‘어댑티브 M 서스펜션’을 바탕으로 주행감을 해치는 요소를 효과적으로 차단한 덕분이다. 안락하다는 느낌은 없어도 매일 타고 다니기에도 무리가 없어 보였다. X6 M60i는 아울러 엔진과 변속기를 거쳐 전해지는 동력을 ‘엑스드라이브(xDrive)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을 통해 각 바퀴에 배분한다. 곡선 주로나 거친 노면 등에서 접지력과 안정성을 높인 구동 방식이다.
주행 모드를 가장 강력한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바꾸면 530마력의 강한 힘이 분출된다. 가속 페달을 살짝 밟아도 쏜살같이 튀어 나갈 정도로 달리기 성능이 뛰어나다. 시속 90㎞ 안팎의 영역에서도 시속 40㎞에 있는 것처럼 손쉽게 속력을 높인다. 전반적인 주행감은 2도어 스포츠카와 비슷하다. 고속 회전 구간에서도 쏠림이 적고, 후륜을 조향하는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 기능이 회전반경을 줄여 민첩성을 높인다.
X6 M60i의 제동 능력은 강력하다. 고속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적당히 밟아도 속력을 원하는 만큼 충분히 늦춰 준다. 운전자가 자신 있게 고속에 다다를 수 있게끔 한다. 다만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정체 구간에선 운전자의 의도보다 감속을 더 강하게 수행하며 차가 울컥하며 멈추는 경우가 있다.
신형 X6는 최신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다양한 편의 사양을 갖추고 있다. 차선 유지 보조, 스톱앤드고(Stop & Go) 기능을 포함한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자동 주차, 3D 서라운드 뷰 등 기능을 지원한다. 정차 후 재출발까지 스스로 수행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정체 구간에서 특히 활용성이 높다. 운전자가 차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주차를 수행하는 파킹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도 기본으로 장착한다. 앞좌석 컵홀더 보온 및 보랭 기능, 크리스털 소재의 컨트롤러, 4존 에어컨디셔닝 등 편의 사양을 갖췄다.
X6 M60i의 가격은 1억6150만원이다. X6의 6기통 디젤 모델인 X6 xDrive30d의 가격은 1억2580만원, 6기통 가솔린 모델인 X6 xDrive40i의 가격은 1억3140만원이다.
Copyright © 이코노미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