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안 맞았어요', '귀신은 속여도 난 못속여'...정대영을 웃게한 박정아 '7년 한솥밥, 딱 보면 알아'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손에 맞았잖아' vs '진짜 안 맞았어요'
경기장 대형 화면에 나오는 비디오판독 영상을 보던 두 선수가 코트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16-15 상황, 아주 중요한 순간이었지만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선수가 지난 시즌까지 한국도로공사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GS칼텍스 정대영과 페퍼저축은행 박정아였기 때문이다.
정대영과 박정아는 한국도로공사에서 지난 시즌까지 7년 동안 함께 뛰었던 동료로 누구보다 상대를 잘 알고 있다. 상대의 표정만 봐도 거짓말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 정도다. 배구 선수들은 블로킹 터치아웃 상황에서 팀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비디오판독 도입 후 이런 모습은 줄었지만 맞아도 안 맞은 척 연기하는 모습은 매 경기를 볼 수 있다.
이날도 그랬다. GS칼텍스가 세트스코어 2-1로 앞서고 있던 4세트, 페퍼저축은행이 16-15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었다. 이고은의 서브를 강소휘가 리시브했고 세터 김지원은 강소휘에서 공을 올렸다. 강소휘가 힘차게 스파이크를 때렸지만, 공은 아웃됐다. 애매한 상황에서 주심이 직접 비디오판독을 신청했고 블로킹을 시도했던 하혜진 손가락에 맞았는지에 대한 확인에 들어갔다.
비디오판독이 시작되기 전 코트 앞에 있던 정대영은 박정아를 보고 '손에 맞았잖아'라며 웃었고, 박정아는 '진짜 안 맞았어요'라며 손사래를 치며 응수했다. 느린 화면을 통해 확인한 결과 노터치였다. 정대영과 박정아의 즐거운 설전은 이렇게 끝이났고 두 선수는 박수치며 서로 웃었다.
결국 이 득점으로 페퍼저축은행은 점수 차를 벌리기 시작했고 4세트를 따내며 경기를 5세트까지 끌고 갔다. 페퍼저축은행은 5세트 15점 중 무려 9점을 야스민이 득점하며 GS칼텍스 코트를 폭격했고, 결국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17-25 26-24 24-26 25-21 15-10) 역전승을 거뒀다.
야스민은 이날 개인 한 경기 최다인 45점을 몰아치며 승리에 앞장섰고 페퍼저축은행에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선물했다. 박정아도 14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5경기 만에 승리를 거둔 페퍼저축은행은 승점 5(2승 7패)를 기록하게 됐고 선수들은 오랜만의 승리에 서로 얼싸안고 기뻐했다.
[블로킹 터치 아웃 비디오판독 전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워한 GS칼텍스 정대영과 페퍼저축은행 박정아 / KOVO(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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