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소홀 물갈이?… 증권사 CEO 인사 초읽기에 긴장감 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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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미팅은 인사 시즌 끝난 다음에 잡으시죠."
시장에서는 금융당국 징계를 앞뒀거나 내부통제 소홀로 비판받은 CEO가 회사를 떠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부터 내년 3월 중 임기가 만료되는 국내 증권사 CEO는 10명 이상이다.
두 CEO가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는 게 금감원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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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미팅은 인사 시즌 끝난 다음에 잡으시죠.”
최근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이런 대화가 자주 오간다고 한다. 물갈이보다는 연임에 방점이 찍혔던 작년 연말과 달리 올해는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상당수가 교체설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금융당국 징계를 앞뒀거나 내부통제 소홀로 비판받은 CEO가 회사를 떠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리더의 앞날이 불투명하다 보니 임직원들도 자연스레 비즈니스 관련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부터 내년 3월 중 임기가 만료되는 국내 증권사 CEO는 10명 이상이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과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임기는 연말까지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과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 박봉권 교보증권 사장,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사장, 곽봉석 DB금융투자 사장, 김신 SK증권 사장 등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이 중 업계 관심이 집중되는 인물은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다. 두 사람은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한 금융당국 제재를 기다리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또는 내달 중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달에는 15일과 29일에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다. 문책 경고 이상 중징계를 받는다면 연임은 물론 향후 3년간 금융회사 임원으로 재취업할 수 없게 된다.
앞서 박정림 사장은 2020년 라임 펀드 사태, 정영채 사장은 2021년 옵티머스 펀드 사태로 각각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두 CEO가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는 게 금감원 판단이다. 이후 금융위는 제재 관련 최종 결론을 3년 가까이 미뤄왔다. 그 사이 금감원은 지난 8월 “라임 펀드 사태 당시 특혜성 환매가 있었다”는 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9년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정일문 사장의 거취도 관심사다. 지금까지 5연임에 성공한 정 사장은 올해 상반기 4310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업계 1위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투의 스타트업 보수 미지급과 기술 탈취 의혹 등 내부통제 부실 이슈가 6연임의 장애물로 등장했다. 그는 이 문제로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소환됐다.
이 밖에도 올해 여의도 증권가는 경기 부진 속에 주가 조작, 불건전 영업, 부동산 투자 평가손실 등의 잡음이 쉴 새 없이 터지며 투자자를 실망시켰다. 금융당국은 CEO 책임론을 부각하며 압박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은 다른 증권사에 앞서 CEO를 교체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의 경우 기업금융(IB) 부문 실적이 40% 이상 넘게 빠져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6년간 삼성증권을 이끌고 있는 장석훈 대표는 상대적으로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509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손실 가능성도 적어서다. 다만 삼성그룹 인사 특성상 장기 연임이 없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작년과 분위기가 180도 달라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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