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연 "이탈리아서 반환 요구…'모나리자의 집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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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모나리자의 집은 어디인가'는 우리가 지키고 보호하며 미래 세대에게 넘겨줄 문화유산의 도난과 약탈, 환수에 관한 이야기가 담겼다.
이탈리아 태생의 그는 법정에서 '모나리자'가 이탈리아인의 그림이며 나폴레옹이 약탈해갔기 때문에 애국심의 발로에서 훔친 것이라 항변했다.
그러나 '모나리자'는 이탈리아 우피치미술관에서 2주 남짓 전시된 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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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문화유산이라는 용어의 도입은 ‘인류가 소를 잃고 얻어낸 값비싼 외양간’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16쪽)
이 책 '모나리자의 집은 어디인가'는 우리가 지키고 보호하며 미래 세대에게 넘겨줄 문화유산의 도난과 약탈, 환수에 관한 이야기가 담겼다. 문명 세계에서 벌어진 잔혹한 약탈과 서구 박물관에서 버젓이 전시되는 예술품, 그리고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불편하지만 직시해야 할 시선, 나치 약탈품을 되찾는 지난한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모나리자'는 이탈리아의 천재적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이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소장 전시되어 세계인들의 인증샷 세례를 받고 있는 세기의 걸작이다. 워낙 귀한 작품이라 외국 박물관에 대여 전시도 잘 하지 않는다.
그런데 1911년 '모나리자'가 루브르에서 도난당하는 세기의 사건이 벌어졌다. 모나리자가 걸려 있던 루브르 박물관벽에는 4개의 철못만 덩그러니 박혀있었다. 전 세계 언론이 앞다투어 보도했고, 파리 시민들은 슬픔에 빠지고 루브르의 빈 벽에 장미꽃을 꽂으며 애도했다. 2년여가 지나고 잡힌 범인은 다름 아닌 루브르박물관에서 그림의 보호를 위해 유리상자를 만들던 빈첸초 페루자였다. 이탈리아 태생의 그는 법정에서 '모나리자'가 이탈리아인의 그림이며 나폴레옹이 약탈해갔기 때문에 애국심의 발로에서 훔친 것이라 항변했다. 나폴레옹이 약탈해간 유럽 여러 나라의 예술품 중에는 원소유국에 반환된 것도 있었다. 바티칸박물관에 반환된 '라오콘 군상'이 대표적이다. 페루자의 주장은 이탈리아 배심원들을 감동시키고 적은 형량의 판결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모나리자'는 이탈리아 우피치미술관에서 2주 남짓 전시된 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으로 돌아갔다. '모나리자'의 반출 과정에 불법이나 부당성이 없었으므로 프랑스의 정당한 소유가 맞기 때문이다. 즉, 모나리자는 나폴레옹이 약탈한 것이 아니라 프랑스 국왕이 다빈치의 제자에게 대금을 치루고 합법적으로 구입한 그림이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오늘날까지 이탈리아에서는 일부 인사들이 프랑스로부터 '모나리자'의 반환을 주장하고 있다. 이탈리아인의 작품이라는 이유에서다. 어떤 정치인은 프랑스에 공개적으로 '모나리자'의 반환을 요구했다.
이탈리아는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모나리자'를 프랑스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을까?
문화재청에서 국외문화재 환수 업무를 담당했던 저자 김병연은 "예술품은 더 넓은 범주로 보면 ‘문화유산"이라며 국가를 알면 문화유산인 보인다"고 전한다. 책은 고대 로마시대부터 1954년까지 문화유산 개념 형성의 역사를 시작으로 나치 약탈품을 되찾는 지난한 소송의 과정을 통해 국가와 문화유산의 관계를 알리고, 예술품 이면의 역사에 대해 족집게 강연처럼 들려준다.
"19세기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취득한 서구 열강의 약탈품 대부분은 수자기와 같은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약탈의 시대에 약탈을 금지하는 법이 없었으니 합법이라는 서구 사회의 주장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203쪽)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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