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군림했던 최강 독일군은 어떻게 몰락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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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독일 육군은 처참히 망했다.
꼼꼼한 독일 장교들은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한 사후 검토 보고서를 작성했고, 각 전투를 상세히 연구해 유럽의 저명한 군사 저널에 기고했다.
그들은 제1차 세계대전 참전국 중 가장 열심히 전쟁에 관해 공부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독일군은 적군을 유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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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독일 육군은 처참히 망했다. 승전국들이 독일에 강제한 베르사유 조약은 독일의 발전을 전방위적으로 옥죄었다. 군대도 마찬가지였다.
조약에 따르면 군인 수는 10만 명을 넘으면 안 됐다. 전차와 중포 등을 소유할 수도 없었다. 무기를 생산할 수도, 수입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역전의 노장들과 젊은 장교들은 전쟁에서 살아남았고, 그들은 폐허 속에서도 강군을 일구는 법을 알았다.
꼼꼼한 독일 장교들은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한 사후 검토 보고서를 작성했고, 각 전투를 상세히 연구해 유럽의 저명한 군사 저널에 기고했다. 대규모 워게임에도 참가했다. 그들은 제1차 세계대전 참전국 중 가장 열심히 전쟁에 관해 공부했다.
전사 연구자이자 사진작가이며 작가인 팀 리플리가 쓴 '독일 국방군'(플래닛미디어)은 가장 강력한 근대 군대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독일 국방군의 비상과 몰락을 조명한 책이다.
저자는 정교한 분석과 훈련에 따라 구축된 무적의 군대가 어떻게 허무하게 역사의 뒤꼍으로 사라졌는지를 다양한 사료를 곁들여 설명한다.
책에 따르면 1920년대 독일군을 재창건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은 참모총장 한스 폰 젝트다. 독일군에 공격 DNA를 심어주고자 그는 기동화 도입, 기병 현대화, 화력 보강 등을 하며 독일군 부활에 주춧돌을 놓았다.
1933년 집권한 히틀러는 독일의 재무장을 서둘렀다. 우선 베르사유 조약을 파기했고, 징집제를 부활했다. 전술, 전략 등 군사 교리를 정비하는 한편, 군비도 확충했다.
10여년간의 꾸준한 노력은 실전에서 빛을 발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독일군은 적군을 유린했다. 이탈리아인들은 독일군의 전광석화 같은 병법을 '전격전'이라 부르며 찬양했다.
전격전은 대규모 기갑부대가 적의 진지를 강타해 마비시키고, 후방지역에 충격과 공포를 확산시키며 공중에선 수백 대의 폭격기가 전투 대열과 피난민을 폭격하는 걸 핵심으로 한다. 적의 물리적 자산 파괴도 컸지만, 항전 의지를 꺾는데 탁월한 효능을 발휘했다.
전격전 등 최첨단 전술과 압도적인 화력에 힘입어 독일은 1942년까지 폴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그리스, 소련 등 유럽 각국을 연파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위기의 씨앗은 내부에서 싹텄다. 군의 연승가도에 더 큰 인기를 얻은 히틀러는 돈과 인사권을 활용해 장군들의 충성을 매수했다. 원수 연봉은 2000년 기준으로 20만 달러에 달했다. 새로 진급한 원수는 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는 현금을 얻었다. 게르트 폰 룬트슈테트와 빌헬름 카이텔 원수는 현재 가치로 100만 달러 상당의 수당을 받았다. 리터 폰 레프 원수는 50만달러의 보너스를 얻었다. 히틀러가 전장을 오판해 잘못된 지시를 내려도 장군들은 대부분 그대로 따랐다. 전황은 악화했다.
히틀러에게 맹종했던 장군들은 그에게 영혼을 팔았고, 사태가 악화했을 때는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렸다. 나치와 무장 친위대의 잔인한 행동은 자신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려 애썼다. 그러나 저자는 그들이 열등한 민족으로 취급한 유대인과 슬라브족의 말살 작전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동참했는지를 증명해준다고 지적한다.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관 중 한명이었던 제프리 로런스 판사는 독일 장군들에 대해 이렇게 비판한다.
"그들은 수백만의 남성, 여성 그리고 아이들에게 안겨준 불행과 고통에 상당한 책임이 있습니다. 그들은 명예로운 직업인 군인의 명예를 실추시켰습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히틀러의 잔혹한 범죄에 직면했을 때는 불복종했다고 말합니다. 진실은 그들이 이 모든 범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거나, 침묵하고 묵인했다는 것입니다. "
박영록 옮김. 516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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