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국민에 더 가까이"…민생입법엔 "부탁드린다" 협치 요청
국회 향해 "부탁드린다" 거듭 저자세…한국노총 경사노위 복귀에 "환영"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직접 민생 현장을 돌아보며 청취한 서민들의 목소리를 전하면서 "저와 우리 정부는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를 향해서는 "부탁한다", "당부드린다"고 거듭 자세를 낮추며 '신도시 특별법', '공정채용법' 등 민생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47회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최근 보름 남짓 민생 현장을 직접 찾은 소회를 밝히면서 "정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민생 문제 해결과 정책 추진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달 공개 일정 18건 중 13건을 민생·경제 행사에 할애했다. 지난 1일 타운홀미팅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시작으로 소상공인대회, 광역교통 국민간담회, 대구 칠성종합시장, 소방의날 기념식, 불법사금융 민생 간담회, 농업인의날 기념식,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 등을 잇달아 찾았다.
윤 대통령 "지난 1일 타운홀 미팅에서 다양한 국민들로부터 민생의 어려움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경청했다"며 "지난주 대구 칠성시장에서는 지역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상인들의 이야기들도 잘 들었다"고 했다. 이어 "지난 목요일에는 불법사금융 피해자들의 고통과 절규도 들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의 절절한 목소리를 직접 들으니까 문제를 더 적극적이고 또 신속하게 풀어드려야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며 "대통령실과 각 부처도 소상공인, 자영업자, 현장 노동자, 학부모 등이 계시는 292곳의 민생현장을 찾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비대면 진료 금지로 아픈 자녀를 데리고 야간병원과 응급실을 전전했던 부모, 오염수 괴담 피해를 입은 수산시장 상인, 외국인력 도입을 요청하는 외식업계의 목소리를 일일이 언급하면서 "숫자와 통계, 언론 보도를 보고 아는 것과 현장에서 직접 보고 만나서 듣고 느끼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라고 거듭 현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환수 면제, 주택용·소상공인·중소기업 전기료 동결, 휴대전화 요금제 최저구간 신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 수서-동탄 구간 조기 개통, 한국형 대중교통비 지원사업 'K-패스', 어린이집 난방비 감면, 국산 농수산물 최대 30% 할인 등 정부의 민생 정책도 소개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이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하는 우려를 하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증권시장은 변동성이 크고 개인투자자 비중이 아주 높다"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했다.
이어 "불법 공매도 문제를 더이상 방치하는 것은 주식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을 어렵게 해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힐 뿐 아니라, 증권시장 신뢰 저하와 투자자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며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근본적인 개선 방안이 만들어질 때까지 공매도를 금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납품대금 연동제'가 지난달 시행됐지만, 고금리 여파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자금 사정은 여전히 어려운 점을 지적하면서 ‘납품대금 연동제’에 모든 원청 기업들이 참여하고, 납품대금 지급이 지연되지 않도록 정부와 경제단체가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신도시 특별법', '공정채용법' 등 민생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며 국회를 향해 자세를 낮췄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때도 "부탁드립니다", "당부드립니다"는 표현으로 여야 협치를 수차례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노후계획도시 정비를 위한 특별법'이 발의되었지만, 아직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집을 다시 짓는 것뿐 아니라 주거환경 개선, 그리고 이주수요 관리까지 뒷받침될 수 있도록 특별법의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이 아니면 다음 국회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아주 크다"면서 "늦었지만 어제 야당도 특별법 제정에 동의한 만큼 국민의 삶과 직결된 법안이 연내에 꼭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에 적극적인 논의를 부탁드리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민간이 창의적인 발전 전략을 기획하고 지역 정부가 '지역상권 발전기금'으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지역상권법' 개정에 각별한 관심을 당부드린다"며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하려는 청년들이 이 나라의 미래에 대해 좌절하지 않도록 고용세습, 채용 갑질을 근절하기 위한 '공정채용법'의 신속한 시행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노총이 전날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복귀를 선언한 점에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대화한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공정한 중재자로서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6일 치러지는 '2024학년도 수학능력시험'과 관련해선 "수험생 여러분은 지금까지 준비해 온 역량을 자신있게 최대한 발휘하시기 바란다"며 "비록 제가 해외에 있더라도 전국의 수험생 여러분을 힘껏 응원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5~18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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