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열풍에 서학개미 85.2조 투자… 예탁원 "투자 주의보"

이남의 기자 2023. 11. 1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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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의 투자 열기가 살아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한국예탁결제원이 보관 및 관리하는 미국 주식이 82조원을 넘어섰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기준금리의 지속적 인상과 지정학적 이슈 등에 따른 글로벌 증시 침체로 투자금액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최근 전고점 수준을 회복했다"며 "투자 비중이 가장 큰 미국 주식시장의 운영 제도는 국내 시장과 차이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주식 투자는 결제지연 발생 가능성이 국내보다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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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로고./사진=로이터
'서학개미'의 투자 열기가 살아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한국예탁결제원이 보관 및 관리하는 미국 주식이 82조원을 넘어섰다.

14일 예탁원에 따르면 미국 주식 보관 규모는 624억달러(약 82조5240억원)로 집계됐다. 전체 외화 주식의 88%에 달한다.

미국 주식 보관 규모는 2018년 말 47억달러, 2019년 말 84억달러, 2020년 말 373억달러, 2021년 말 678억달러, 2022년 말 442억달러, 2023년 3분기 말 624억달러로 나타났다. 3분기 말 외화 주식에서 미국 주식 비중은 88%로 역대 최대치다.

2020년 부터 한국 국민의 외화증권 투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 최대 수혜주 엔비디아의 투자 관심이 높다.

엔비디아는 13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486.20 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8월 31일 493 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기준금리의 지속적 인상과 지정학적 이슈 등에 따른 글로벌 증시 침체로 투자금액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최근 전고점 수준을 회복했다"며 "투자 비중이 가장 큰 미국 주식시장의 운영 제도는 국내 시장과 차이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주식 투자는 결제지연 발생 가능성이 국내보다 큰 편이다. 결제주기(거래체결일로부터 2일)를 엄격히 관리하는 국내와 달리 미 주식시장은 결제지연이 비교적으로 자주 발생한다. 미 현지주식 매수·매도 결제에 결제주기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제한 없는 주가 변동폭도 주의가 요구된다. 국내와 달리 일일 상·하한가 제도가 없어 시장 변수에 의한 갑작스러운 주가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예컨대 지난 2021년 2월 중국 드론 기업인 이항(Ehang)의 주가가 하루새 62.7% 폭락했다. 특히 미국과의 시차로 인해 국내 투자자의 현지정보 취득과 대응이 제한될 수 있다.

매매제한 조치 등 돌발 이벤트도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2월 대러 경제재제 조치에 따라 얀덱스, 키위 등 미국에 상장된 러시아 기업 주식에 대해 매매 중단 조치가 시행된 게 대표적이다. 또 국내와 달리 가격 흐름에 의한 상장폐지제도가 있다. 뉴욕거래소(NYSE)의 경우 주식 가격이 30거래일 연속 1달러 미만일 경우 상장폐지될 수 있다.

현지 과세체계에 따른 고율 과세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같은 배당소득세(15.4%)를 적용하는 국내와 달리 미 주식시장은 증권 유형에 따라 고율 과세나 추가 과세를 부과할 수 있다. 현지 과세체계의 특성을 고려해 투자자가 스스로 투자종목의 성격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권리행사 조건·기간 변경이 국내에 비해 빈번하게 발생하며 배당금 등에 대한 지급 지연 및 정정 지급에 따른 재지급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는 점도 유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예탁결제원 측은 "투자자는 국내와 다른 거래환경, 국제정세에 따른 리스크 등 관련된 정보에 대해 충분하게 정보 탐색하고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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