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녀 기대수명 격차 30년 만에 최대…“코로나 및 약물 과다 복용 영향 커”

황규락 기자 2023. 11. 1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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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남녀 기대수명 격차가 30년만에 가장 커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모습./조선일보 DB

미국에서 남성과 여성의 기대수명 차이가 30년 만에 가장 커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 감염과 약물 과다 복용은 물론 정신 건강 악화로 인한 남성 사망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미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의과대학 연구팀은 2021년 미국 남성의 기대수명이 73.5세로 여성 기대수명 79.3세와 비교해 큰 폭의 차이를 보인다고 13일(현지 시각) 밝혔다. 연구팀은 “어떤 집단이 기대수명에서 손해를 보고 있는지 알아야 복지 개입이 이들에게 집중될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미의학협회저널(JAMA)에 게재됐다.

2000년대 초반 여성의 기대 수명은 남성보다 약 2년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흡연으로 인해 심혈관 질환이나 폐암에 걸린 남성들이 늘어나며 격차는 계속 커지기 시작했다. 흡연율이 감소하며 남성의 초과 사망도 함께 감소했지만 2010년에 들어서며 마약성 진통제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이 늘어나며 차이가 다시 벌어졌다. 당시 남성 기대수명은 76.3세, 여성은 78.1세였다.

코로나 유행으로 미국에서만 11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망하며 미국의 기대 수명도 평균 79세에서 76세로 떨어졌다. 남성이 여성보다 코로나로 인한 사망 비율이 더 높았는데, 연구팀은 염증과 면역 반응 등에서 성별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약물 과다 복용 등으로 인한 사망자 증가는 남녀 기대수명에 30% 이상의 격차를 유발하는 영향을 미쳤다. 또한 2019년에서 2021년 사이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남성들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연구팀은 “전반적으로 남성들의 정신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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