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얼굴 붉어지는 남성, 심근경색 위험 높다
술 한두 잔에 얼굴이 붉어지는 체질을 가진 남성은 음주 여부와 상관없이 그 자체만으로 협심증, 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양대 의대 응급의학교실 강보승·신선희 교수 연구팀은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팀이 2019∼2021년 전국에서 구축한 19세 이상 성인 표본(2만2500명) 데이터를 분석해 음주 후 안면홍조와 심혈관질환 사이에 이 같은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열린 대한응급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공개됐다.
술을 마신 후 얼굴이 붉어지는 알코올성 안면홍조는 알코올 섭취 후 안면 홍조, 빠른 심박수 및 메스꺼움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알코올 대사에 필수적인 효소의 결핍 때문에 발생하며, 체내에 독성 부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축적돼 발생한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인구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결과 얼굴이 쉽게 빨개지는 사람들이 술을 마시지 않아도 협심증, 심근경색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5세 이상 남성(6000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이런 위험이 1.34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이 담배까지 피우면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2.6배 더 높아졌다.
강보승 교수는 “한국인에게는 아세트알데하이드 분해효소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 자체가 심혈관이 막히게 할 위험을 높인다는 게 여러 연구로 확인된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건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인 만큼, 연말연시 건강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금주와 금연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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