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리스크 현실화하나”... 美 지분투자 국내 건설사 ‘악재’

이미호 기자 2023. 11. 1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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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초의 소형모듈원자로(SMR) 프로젝트가 비용 문제로 무산되면서, 지분 투자에 적극 나섰던 삼성물산이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외건설 경험이 많은 이광원 신안산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내 건설사들이 미국 현지 공사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삼성물산이 지분투자를 단행한 것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봐도 좋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경험이 적은 만큼 사업 리스크를 헤지하면서도 경제성을 확보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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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케일파워 “사업 중단” 선언
삼성물산, 1000억 여원 투자

미국 최초의 소형모듈원자로(SMR) 프로젝트가 비용 문제로 무산되면서, 지분 투자에 적극 나섰던 삼성물산이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분 투자를 한 곳도 일종의 ‘발주처’가 되는 셈이라, 이익은 물론 리스크 발생시 책임분담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뉴스1

14일 삼성물산 사업보고서와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물산은 미국 SMR 분야 1위로 꼽히는 뉴스케일파워 프로젝트에 2차례에 걸쳐 지분 투자를 했다. 2021년 2000만 달러, 이듬해 2022년 5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총 7000만 달러로 당시 각 환율로 계산하면 한화 1000억 원이 넘는다.

이 사업은 뉴스케일파워가 미국 서부 7개주 전략 시스템 연합인 유타주립전력공사와 함께 아이다호국립연구소 주변에 첫 SMR 발전소를 짓는 프로젝트다. 하지만 전력 생산시 수요처(테이커, 시장가 구매)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이에 뉴스케일파워 주가는 30% 빠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가 인상으로 판매가가 올라갔는데 구매할 수요처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라며 “발주처 입장에선 최소한 원가 마진은 남겨야 하는데 비용 문제를 두고 협상에 문제가 생긴것 같다”고 했다.

삼성물산은 이번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뉴스케일파워가 진행하는 SMR 사업과 관련해 전반적인 기술인력 파견은 물론 역량 공유 등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SMR 발전소 역시 플랜트처럼 기본설계로 시작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물론 삼성물산이 직접 EPC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분 투자를 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손실을 감내할 것으로 보인다.

SMR 사업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 중에서 직접 투자 형태로 진행한 건설사는 삼성물산이 유일하다. (비건설사 중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 GS에너지 등이 투자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지분 규모를 고려해 발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삼성물산이 사업 초기에 기술 협력 등 낮은 단계의 접근 보다 처음부터 과감한 지분 투자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가 된 상황에서 협업하는 것이 신속하고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는 2022년 미국 뉴스케일파워 본사에 직접 가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사업 무산 보다는 ‘일시 중단’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EPC건은 루마니아 등 동유럽과 아시아 지역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무산이라고 하기엔 조금 이른 감이 있다”면서 “손실 비용은 계약서상 내용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분 투자는 단순히 투자 이익을 거두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원전사업은 오는 2030년이 돼야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를 통해 사업 구상시 장기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측면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건설사들은 주택경기 침체로 주택부문 수익이 악화하면서, SMR등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국내 건설사 중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사와, DL이앤씨는 미국 엑스에너지와 공동개발협약을 맺고 있는 상태다. 모두 설계와 시공 쪽 수주를 맡았다. 전문가들은 SMR 사업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서는 안정성은 물론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건설 경험이 많은 이광원 신안산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내 건설사들이 미국 현지 공사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삼성물산이 지분투자를 단행한 것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봐도 좋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경험이 적은 만큼 사업 리스크를 헤지하면서도 경제성을 확보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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