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진여객 ‘기습 파업’…경기도민 출·퇴근길 ‘분통’
아침에야 안내문자 시민들 불편
노조 “일정 시간 부분 파업 전환”
道 “전세버스 활용… 최대한 대응”
“아침부터 저녁까지 버스만 기다리다 하루가 다갔네요.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보고, 이게 뭡니까?”
14일 오후 6시께 서울 동작구 사당동 사당역 버스정류장은 퇴근시간대와 버스 파업 여파가 겹쳐 어느새 시민 100여명으로 가득 들어찼다. 일과로 지친 기색이 역력한 이들은 길어진 배차시간에 추위까지 겹치며 갈수록 얼굴 표정이 어두워졌다. 일부 시민은 팔짱을 끼고 발을 동동 구르며 짜증 섞인 한숨을 연거푸 쉬어댔다.
이곳에서 만난 이모씨(50)는 “아침에 이어 저녁까지 이렇게 긴 줄을 기다려야 돼서 지친다”며 “이번엔 예고도 없이 뒤늦게 파업 소식을 알게 돼 더 당황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출근길 상황은 더욱 심각했었다. 오전 8시께 수원특례시 장안구 율전동 성균관대역 버스정류장 앞에서 사당행 7800번 버스를 기다리던 심모씨(29)는 30여분간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자 결국 택시를 타고 출근했다. 버스 대신 택시를 타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택시를 잡는 데도 한참이나 걸려야 했다.
심씨는 “출근길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뒤에야 경진여객 파업 사실을 알았다”며 “시민에게 아무런 고지도 없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파업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경기지부 경진여객지회(이하 노조)가 지난 13일 밤부터 기습적인 게릴라 파업에 돌입하면서 출퇴근길 시민들이 곳곳에서 불편을 겪었다.
이날 노조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달 10일부터 준법투쟁에 나서며 도와 사측에 ▲임금 6% 인상 ▲합리적인 배차시간 ▲징계 양정 완화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 대화를 요구해 왔다.
하지만 전날까지 도와 사측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고, 결국 같은 날 저녁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경진여객에서 운행하는 버스 170여대가 모두 멈췄다. 현재 경진여객은 서울 강남과 사당에서 수원과 화성을 오가는 7770, 7800, 7780, 3000, 9820, 8472, M5443, 8471, 8155, 7790, 8156, 7200, 8000, 1006번 노선을 운행 중이다.
더욱이 출근길에는 일부 지역에서만 안내문자가 발송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극대화됐고, 이 여파는 고스란히 퇴근길까지 이어졌다.
노조 관계자는 “경기도는 사측과 협의만 하면 배차시간을 합리적으로 맞춰주겠다 약속까지 했는데, 사측이 대화조차 안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일정 시간엔 부분 파업 형태로 전환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사당 등지엔 입석 문제로 투입되던 전세버스들로 최대한 대응하고 있다”며 “도민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황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김기현 기자 fact@kyeonggi.com
황아현 기자 1cor103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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