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충북 동남4군 풍향계…리턴매치→3자대결 구도 양상

장인수 기자 2023. 11. 1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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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4선 도전 박덕흠에 박세복 도전장…갈등 봉합 주목
민주당 이재한 세결집·민심챙기기 온힘…보수텃밭 극복 과제
21대 총선 당시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1동 제2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모습. /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보은·옥천·영동=뉴스1) 장인수 기자 = 리턴매치가 유력했던 충북 동남 4군(보은·옥천·영동·괴산)의 내년 4월10일 총선 구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충북 동남 4군 선거구는 내년 총선 후보군으로 4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70)과 더불어민주당 이재한 보은·옥천·영동·괴산지역위원장(60), 박세복 전 영동군수(61), 손만복 전 국민중심당 옥천·영동·보은지구당위원장(72) 등 4명이 자천타천 물망에 오르내린다.

현재로선 총선 정국의 관전 포인트로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의 4선 도전을 위한 공천 티켓 확보 여부와 박세복 전 영동군수의 새바람 파급, 더불어민주당 이재한 보은·옥천·영동·괴산지역위원장의 세결집 수위 등으로 압축된다.

박 전 군수의 출마를 전제로 한 각 당의 선거전략 변화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왼쪽부터 박덕흠, 박세복, 손만복, 이재한 (사진은 정당순)

박덕흠 의원은 동남 4군에서 19대 총선부터 연이어 당선된 3선 의원으로 4선에 도전한다.

박 의원은 21대 국회에 입성한 뒤 피감기관 공사수주 이해충돌 논란으로 탈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무혐의를 받으면서 재입당해 활발한 의정 활동을 통한 정치적 입지를 넓혀 지난해 12월 국회 후반기 정보위원장으로 선출되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박 의원은 지역 내에서 지지층이 두껍고 타 후보군보다 촘촘한 조직망을 갖췄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혁신 바람과 3선 피로감, 경선 후유증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박 의원이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무엇보다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해 밀고 당기던 박 전 군수와의 갈등 봉합이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른다. 비교적 지지층이 견고했던 영동군에서 표심이 분산되면 금배지 수성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미 혁신위원회가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친 윤석열) 의원들에게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제안해 내년 총선에서 중진 의원들의 결단을 바라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에서 중진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가 가시화되면 충북에서 쇄신은 3선 이종배·박덕흠 의원이 있는 북부권과 남부권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수성향이 강한 유권자가 다수인 지역에서 인물보다는 당을 선택할 개연성이 커 여권 주자로 누가 출마해도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박의원 측은 중진을 대상으로 한 이 같은 인적 쇄신론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중진 의원에 대해 고민이 깊어지지만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에 두는 선거 특성상 섣불리 강경 기조를 내세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안팎에서 3개 자치단체 이상의 선거구에서는 중진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대상에서 제외하는 기본방침을 정했다는 후문도 둘린다.

미풍이든 폭풍이든 당내에서 박세복 전 영동군수와 손만복 전 위원장이 경선에 나서면 경선 후유증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 당적인 박세복 전 영동군수는 사실상 출사표를 던진 모양새다.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공식 출마 선언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 전 군수는 수개월 전부터 동남 4군을 돌며 전직 군수와 주요 인사들을 만나 지지를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박 전 군수에게는 세 가지 총선 출마 선택지가 있다. 당내 경선 또는 탈당 후 신당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방안이다. 박 전 군수는 '잃을 게 없다'며 총선 출마 선언 후 상황에 맞는 방안을 택해 완주하겠다는 각오다.

지역 정가 일각에선 인지도나 조직력이 약한 박 전 군수가 '힘든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충북 전체면적의 30%를 차지해 '공룡 선거구'로 불리는 이 선거구에서 짧은 기간 내 지역 민심을 파고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충북 동남 4군에서 혁신과 새바람을 희망하는 기류가 그 어느 때보다 거세 적기 도전이란 평가도 만만찮다.

박 전 군수가 출마하면 정치적 기반인 영동에서 상당한 득표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6대 총선에서 영동 출신인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심규철 후보가 영동군에서만 65.8%의 득표율을 기록해 국회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현재로선 박 전 군수가 내년 총선을 겨냥한 광폭 행보를 하기 위해선 군수 재임 때 레인보우힐링관광지 조경사업 비리연루 의혹으로 입건된 사법 리스크에서 이른 시일 내 벗어나야 한다.

'문제 될 게 없다'며 박 전 군수는 군수 재임 때인 2021년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이 감사에서 위법 부당 사항을 적발하고 공직후보자 관리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박 전 군수의 비위를 인사혁신처에 통보하라고 권고했다.

충북경찰청은 이듬해 10월 수사에 착수한 뒤 1년이 넘도록 이어가고 있다. 정·관가 안팎에서 '박 전 군수 표적 수사'식의 억측까지 나돌고 있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한 지역위원장은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동남4군 선거구의 크고 작은 행사장을 찾아 지지세를 넓히는 등 일찌감치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20대 총선에서 사전 선거운동으로 기소돼 벌금 250만원을 선고받아 2017년 피선거권을 잃었다.

5년 동안 정치권에서 멀어졌던 이 위원장은 2021년 대사면으로 복권돼 정치 활동을 재개했다.

20대 총선에서 박덕흠 의원에게 패했고, 21대 총선은 피선거권 박탈로 출마하지 못한 이 위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군수 후보였던 정일택 전 영동군수와 이태영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보은·옥천·영동지사장을 영입해 조직을 재정비하고 보수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동남 4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이 위원장을 중심으로 민심 챙기기에 나서 그 어느 때보다 세결집이 견고해졌다고 본다.

이 위원장 측은 정치공학적 셈법에 따라 박 의원과 박 전 군수의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길 바라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이탈 표심을 챙기는 선거전략에 정성을 들이는 모습도 엿보인다.

이 위원장은 여러 상황을 고려하며 동남 4군 곳곳을 찾아다니는 발품정치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예전과 달라졌다' '이제는 (국회의원을)할 때가 됐다' 는 식의 호평도 곳곳에서 들려 온다.

손만복 전 국민중심당 옥천·영동·보은지구당위원장은 지난 9월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필승후보로 지역사회에 봉사하고자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했다"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손 전 위원장은 충북 옥천 출생으로 옥천 안내중학교를 졸업하고 중앙대 법학과, 연세대 경제학 석사·행정학 석사, 광운대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과 2006년 옥천군수에 출마했다 낙선했고, 2011년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19대 총선 출마를 선언했으나 통합민주당이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록 과정에서 손 전 위원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제한받는 사실을 확인하고 입당을 취소해 출마하지 못했다.

지역구에 10여년 만에 얼굴을 내민 손 전 위원장은 출마 선언 후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아 존재감이 비교적 낮다.

뜻있는 지역정계 인사들은 "내년 총선은 박덕흠 의원과 이재한 위원장의 리턴매치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면서도 "박세복 전 군수가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 3자 대결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jis49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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