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유석 전 판사 "살인 기본형량 13년은 수명 50세시대 것…아직도 관행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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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살인, 인면수심 범죄, 인륜을 저버린 범행, 묻지마 범죄 등에 대한 사법부의 형량이 생각보다 가벼워 많은 국민들이 의아해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이는 전관예우 때문으로 "유무죄는 안 바꿨으니까 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도덕적 불감증이 있어왔다"며 "한국사회 특유의 인지상정, 인맥 등이 전관예우로 그런 것들이 신뢰를 해친다"라며 '전문가의 함정'과 함께 전관예우도 사법부에서 없어져야 할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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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끔찍한 살인, 인면수심 범죄, 인륜을 저버린 범행, 묻지마 범죄 등에 대한 사법부의 형량이 생각보다 가벼워 많은 국민들이 의아해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사법부가 '전문가의 함정'에 빠져 있고 '전관예우' 틀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전직 부장판사의 지적이 나왔다.
사법연수원 26기로 2020년 2월, 서울 중앙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23년간 법관생활을 마치고 전업작가로 변신한 문유석 전 부장판사는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문가의 함정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퇴직후 아예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고 유지태 주연의 디즈니 드라마 '비질란테' 메인 작가로 활동하는 등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는 문 전 판사는 "우리나라 사법부의 장점은 적은 예산과 적은 인원을 투입해서 굉장히 많은 사건을 빨리 처리한다는 것"이라며 "가성비, 효율성에선 세계 최고다"고 했다.
반면 "많은 시민들은 피해자의 피해가 제대로 회복되고 있느냐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분노하고 있다"며 "여기엔 운용하는 사람들의 문제, 즉 일종의 전문가의 함정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의 함정에 빠지면 같은 전문가 집단이 한번 세운 관행을 의심 없이 받아들여 "기존 선배들이 해왔던 것을 답습하고 있다"고 했다.
문 전 부장판사는 "사정이 이렇다 보니까 한 5~6년 전만 하더라도 사람 1명을 죽이면 기본 형량이 징역 13년이었다"며 "우리 형법은 해방 이후에 일본 법을 손질해 만들었는데 그때 평균 수명 50세를 반영해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평균수명 50세에 형량을 맟주다 보니 "형법상 유기징역형의 상한이 15년이었다"며 웬만한 범죄를 저질러도 15년형 이상을 때리지 않았다고 했다.
문 전 부장판사는 "60년이 지나도록, 평균 수명이 80세가 넘어 90세가 되어가는 시대에 바꿀 생각을 안했다"며 "선배들이 해왔던 것에서 달리하면 튀는 판사가 돼 상급심에서 다 깎인다. 그게 전문가의 함정이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 "살인이 제일 무거운 죄인데 살인죄가 징역 12년, 13년에서 출발하면 다른 건 거기에 맞춰서 키높이를 맞출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문 전 부장판사는 "함부로 바뀌지 않는 것이 사법의 덕목이기도 하고 신중한 건 좋지만 그래도 큰 흐름에서 객관적인 기반이 바뀌었을 때는 거기에 맞춰서 올려야 되는데 자발적으로 올리는 노력은 없었다"며 "영화 '도가니'와 같은 사건이 큰 기폭제가 돼 엄청난 질타를 받자 많은 판사들이 그때 비로소 '아, 뜨거워라, 이건 우리가 잘못 관행적으로 생각해 왔던 기본 틀부터가 너무 낮았구나'라고 (느껴 변화를 시도했다)"라며 전문가일수록 자기들만의 틀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이 문제라고 했다.
또 "많은 판사들이 다 변호사로 개업하는 나라도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다. 일본도 거의 없고. 미국은 아예 없다시피 한다"며 이 점 또한 사법부 판단이 시대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문 전 부장판사는 "시민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노골적인 재판 거래는 굉장히 예외적인 일이지만 그래도 있다"며 "예를 들어 결론을 안 바꾸더라도 절차적으로 증인을 더 쉽게 받아둔다든지 재판기일 변경을 쉽게 해준다든지 하는 등 신뢰를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전관예우 때문으로 "유무죄는 안 바꿨으니까 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도덕적 불감증이 있어왔다"며 "한국사회 특유의 인지상정, 인맥 등이 전관예우로 그런 것들이 신뢰를 해친다"라며 '전문가의 함정'과 함께 전관예우도 사법부에서 없어져야 할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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