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깃집 갑질' 목사 모녀, 민사도 졌다…"업주에 1400만원 배상"

2021년 5월 경기 양주시 한 고깃집을 상대로 환불해달라며 방역수칙 준수 트집을 잡고 욕설한 모녀(왼쪽), 해당 가게 업주 측이 공개한 문자 메시지. /사진=뉴스1, 온라인 커뮤니티

'옆에 노인들이 앉아 불쾌했다'는 이유로 고깃집에서 행패를 부린 목사 모녀를 상대로 낸 형사소송에 이어 민사소송에서도 업주가 승소했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모든 재판이 끝났다"는 고깃집 업주 A씨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경기 양주시 옥정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다.

A씨에 따르면 목사 모녀는 공갈미수·업무방해·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 판결에서 각 500만원씩 벌금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2심 판결에서 기각당했다. 이들은 다시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으나 기각당했고 벌금 500만원을 확정받았다. 민사소송 재판부도 모녀에게 각 700만원씩 총 14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재판 결과를 전한 A씨는 도움을 준 모든 이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며 판결금 1400만원 전액을 좋은 일에 사용하고 인증하겠다고 밝혔다.

이 모녀는 2021년 5월26일 저녁 7시쯤 A씨의 고깃집에서 3만2000원짜리 메뉴를 시켜 먹은 뒤 '옆에 노인들이 앉아 불쾌했다'는 이유로 '이 식당은 방역 수칙을 위반했다. 신고하면 벌금 300만원'이라고 했다.

이들 중 엄마의 직업은 목사라고 알려졌다. 이 목사는 "돈 내놔. 너 서방 바꿔. 너 과부야? 가만두지 않을 거야"라며 "X 주고 뺨 맞는다" 등 욕설을 퍼부었다. 딸도 식당에 전화를 걸어 "영수증 내놔라. 남자 바꿔라. 신랑 바꿔라. 내 신랑이랑 찾아간다"면서 폭언했다.

딸은 또 인터넷 포털을 통해 식당 방문 연쇄 예약, 별점 테러 등 사이버 공격을 가했다. 모녀의 폭언과 욕설은 고스란히 녹취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공개돼 파장을 일으켰다.

피해 고깃집에 대해 모녀는 '감염병관리법을 위반했다'면서 시에 신고했으나, 시 위생부서 관계자는 "해당 식당은 칸막이를 모두 설치했고, 업주가 계산할 때 카운터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결국 모녀는 공갈미수·업무방해·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7월 재판부는 이들 모녀에게 각각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하며 "죄질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피고 중 한 명이 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