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철거한 '왕세자의 집무실'…경복궁 계조당서 만나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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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조의 역사를 잇는 장소이자 왕세자가 집무 공간으로 썼던 경복궁 계조당을 체험하며 복원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은 이달 15일부터 12월 18일까지 계조당에서 '왕세자의 공간, 경복궁 계조당' 전시를 연다고 14일 밝혔다.
올해 9월 복원을 마치고 공개되는 계조당에서는 조선 왕세자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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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왕세자가 조회 받을 집을 (경복궁) 건춘문 안에다 짓고, 이름을 '계조당'(繼照堂)이라 했다." (세종실록 1443년 5월 12일 기사)
조선 왕조의 역사를 잇는 장소이자 왕세자가 집무 공간으로 썼던 경복궁 계조당을 체험하며 복원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은 이달 15일부터 12월 18일까지 계조당에서 '왕세자의 공간, 경복궁 계조당' 전시를 연다고 14일 밝혔다.
계조당은 경복궁 동쪽에 자리 잡은 동궁(東宮) 권역의 일부분이다.
조선의 제4대 임금인 세종(재위 1418∼1450)이 훗날 문종(재위 1450∼1452)이 되는 왕세자가 정무를 보거나 외국 사신을 접견하는 공간으로 쓰기 위해 1443년 건립했다.
조선왕조실록 등에 따르면 계조당에서는 신하들이 조정에 나아가 왕세자에게 예의를 보이는 조하(朝賀)를 행하거나 궁중 잔치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문종의 뜻에 따라 1452년 건물을 철거했으나 1860년대 후반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다시 지었고, 당시 왕세자였던 순종(재위 1907∼1910)이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1910년대에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조선 왕실의 권위를 지우고 식민 통치 정당성을 알리는 조선물산공진회 행사를 준비하면서 계조당은 다시 헐리는 아픔을 겪었다.
올해 9월 복원을 마치고 공개되는 계조당에서는 조선 왕세자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내부 공간에는 조선 왕실에서 왕세자를 책봉할 때 거행했던 의례에서 임금이 왕세자에게 내린 공식 문서, 인장 등을 복제한 유물을 둬 '조선의 왕세자'를 소개한다.
1421년 왕세자로 책봉된 뒤 30여 년 동안 왕을 보필한 문종이 쓴 글씨, 약 430년 뒤 왕세자가 돼 계조당을 쓴 순종의 사진 등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전시에서는 왕세자의 권위를 상징하는 유물도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왕세자가 행차할 때 의장군(儀仗軍)이 들었던 깃발인 기린기와 당시 행렬 모습을 구현한 영상을 보면서 성군(聖君)을 상징하는 동물인 기린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다.
계조당 내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둘러볼 수 있다.
해설 프로그램은 전시가 열리는 동안 토·일요일에 사전 예약을 받아 하루 3차례씩 총 30회(회차당 15명) 진행한다. 전시와 해설, 체험 모두 무료다.
다만, 경복궁이 문을 닫는 매주 화요일에는 관람할 수 없다.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경복궁 복원의 의미와 계조당의 역사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복원된 궁궐 전각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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