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니어도, 구축이라도… 대기업 가까우면 뜨겁다
일자리 늘고 경제 활성화 기대감
오래된 집도 신축 매매가 웃돌아
특화단지 주변 연내 ‘1.6만가구’
서산·부천·천안 등 분양 잇달아
‘기업이 집값을 이끈다.’
연식이 오래된 구축 아파트라도 대기업 접근성이 좋다면, 비교적 최근 입주한 신축 아파트보다도 가격이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정부의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지역에 공급되는 아파트들은 지방 부동산 시장의 회생을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의 존재는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인지도와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경기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와 인접한 수원 영통구 매탄동에서는 1985년 12월에 입주한 ‘매탄주공5단지’의 전용면적 83㎡가 지난 9월 9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오는 2026년 1월에 입주 예정인 ‘수원성 중흥S-클래스’ 전용면적 84㎡의 지난달 매매거래 가격(6억7700만 원)보다 높다.
현대자동차, 현대제철 등이 몰려있는 울산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 대기업과 인접해 있는 울산 남구 삼산동 ‘아데라움’(2005년 2월 입주)의 경우 전용면적 85㎡가 지난달 5억500만 원에 팔렸다. ‘울산에일린의뜰1차’(2013년 10월 입주)의 전용면적 84㎡ 매매가격(4억9800만 원)을 웃돈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수원 매탄주공5단지는 삼성디지털시티, 아데라움은 현대차 울산공장 접근성이 훨씬 좋아 가격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신규 분양 시장에서도 대기업 접근이 쉬운 단지들이 강세를 보여 왔다. 올해 경남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의 경우 현대로템, LG전자, 한국지엠 등 대기업과의 인접성이 부각돼 평균 28.3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남겼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해링턴 플레이스 테크노폴리스’(57.59대 1),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73.75대 1), 경기 평택시 고덕동 ‘호반써밋 고덕신도시 3차’(82.33대 1),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 가재울 아이파크’(89.85대 1) 등도 기업과 인접해 청약성적이 좋았다.
정부는 7월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7곳을 지정한 바 있다. 경기 ‘용인평택’과 경북 구미(반도체), 충북 청주·경북 포항·전북 새만금·울산(2차전지), 충남 ‘천안아산’(디스플레이) 등 7곳에 총 614조 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일대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돼 부동산 시장에도 온기가 돈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올해 남은 기간에도 대기업과 가까운 신규 아파트가 공급된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곳에서는 1만6593가구의 일반분양 물량이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충남 서산시 석림동 528-1번지 일대에 짓는 ‘서산 센트럴 아이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4개 동, 전용면적 84∼116㎡, 총 410가구 규모다. HD현대오일뱅크, LG화학, 롯데케미칼 등이 입주한 대산석유화학단지와 가깝다. 분양 관계자는 “현대트랜시스, 현대위아 등이 입주한 서산오토밸리로 이동하기도 편리하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경기 부천시 소사본동 134번지 일대에서 ‘소사역 롯데캐슬 더 뉴엘’을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35층, 6개 동, 전용면적 59∼132㎡, 총 983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인근 부천대장공공주택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에 SK그룹의 친환경 기술개발 분야 연구·개발(R&D)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천안아산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다음달 아산탕정지구에서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1140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35층, 8개 동, 전용면적 84∼96㎡, 총 1140가구 규모다. 단지는 아산디스플레이시티 1·2단지를 비롯해 인근 산업단지들의 배후주거지로 평가된다. 1단지에는 삼성디스플레이 등이 입주해 있다. 2단지는 조성 중이다.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는 지하철 1호선 탕정역이 걸어서 약 10분 거리다. KTX·SRT 천안아산역과 400m도 안 떨어진 곳에서는 DL건설이 시공하는 ‘e편한세상 시티 천안아산역’ 주거형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현피’ 뜬 그녀의 남친과 남사친…맞은 남사친은 극단선택
- 박나래 ‘55억 저택’ 노천탕 예약 폭주… 어떻길래
- 서정희, 연하의 건축가와 재혼 전제로 열애중…유방암 투병 때 간병도
- 경찰 조사받고 나오던 ‘로맨스 스캠’ 피해 20대 여성 투신
- 70대 추성훈 母, 전신이 근육질… 비결은
- 베트남에서 한국인 2명 사형 선고…마약 유통 혐의
- “재창조 수준의 혁신” 내세운 신임 사장 취임 첫날 KBS 이소정·주진우 하차
- 죽은 리커창이 살아있는 시진핑 잡을라…들끓는 中 민심
- 금태섭 “이준석, 금기없이 얘기할 수 있는 사람…같은 길 간다면 같이 갈 수밖에”
- “80% 성공률 보장” SNS에 등장한 김종인…거짓 투자광고 주의보